[차이나잇(IT)슈] '바이트댄스'로 불붙은 중국 메타버스 열풍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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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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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영 언론 '한마디'에 투자자들 '울상'

  • 9일에만 메타버스 관련주 7.21% 약세

  • 일부 전문가 "약세는 저점 매수 타이밍"

  • "기술 성숙하지 않아...기대에 못 미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관영 언론이 이번에는 메타버스(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시장을 정조준했다.

최근 한창 달아오르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비판 글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달 온라인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 비판하면서 관련주 폭락을 초래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중국에서는 관영 언론이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잇단 관영 언론의 각종 산업 비판 보도에 투자자들이 ‘일희일비’하는 이유다. 시장은 이번에도 관련주가 당분간 등락을 반복할 것이란 관측을 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중국 관영 언론 '한마디'에 투자자들 '울상'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증권시보는 9일 '가상게임에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맹목적으로 메타버스를 추종해선 안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현재 메타버스 시장은 초기 단계이며, 관련 기술도 성숙되지 않았다"며 "진정한 '우주'로 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메타버스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ICT 기술과 결합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확장된 공간을 의미한다. 최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거물까지 나서서 메타버스에 투자하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논평은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혹할 수도 있겠지만 옥석을 가릴 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메타버스에 투자하는 것은 가상세계의 게임이 아닌 실제라는 이유에서다. 

증권시보는 메타버스라는 허황된 개념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다가는 결국 자신의 '돈주머니'만 탈탈 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전날(8일)엔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현재 메타버스는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투기를 목적으로 메타버스에 투자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중국 메타버스 관련주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메타버스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바이두]

 
중국 메타버스 관련주 살까? 팔까?
메타버스를 겨냥한 중국 관영 언론의 비난 후폭풍은 시장에 곧바로 몰아쳤다.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메타버스 테마주는 A주(중국 본토 증시)에서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연속 18.62% 급등했으나, 9일에만 7.21% 빠졌다.

총 15개 관련주가 급락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자촹스쉰(佳創視訊, 300264, SZ) 주가가 17.10%로 가장 크게 미끄러졌다. 화리커지(華立科技, 301011, SZ)와 완싱커지(萬興科技, 300624, SZ)의 주가도 각각 12.84%, 10.97% 급락했으며 고어텍(歌爾股份, 002241, SZ)은 8.90%, 완메이스지(完美世界, 002624, SZ)는 6.11%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이튿날(10일)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자촹스쉰의 종가는 6.30위안으로 전거래일보다 5.83% 하락했다. 완싱커지와 화리커지의 주가도 각각 5.70%, 3.00% 하락세를 보였으며 고어텍도 이날 1% 가까이 미끄러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기다렸던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주식을 처분해야 할지, 아니면 저가로 추가 매수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약세가 이어진다면 이는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중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 기술이 아직 성숙하지 않지만 게임업계가 시장 확장을 위해 열을 올리는 만큼, 앞으로 디지털 인프라, 통신, 콘텐츠 생산 등 여러 방면에서 발전·융합돼 시너지 효과를 톡톡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시장조사기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인용해 2020~2024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연평균 54%씩 성장할 것이라며 메타버스의 장밋빛 전망을 나열하기도 했다.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많은 사람이 동시 접속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지만 VR 헤드셋 사용 등에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고 궈신증권이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메타버스가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선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많은 사람이 같은 화폐를 써야 화폐가 가치를 갖게 되는 것처럼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지속 가능하다고 평가해야 메타버스를 ‘또 다른 현실’로 여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5년 이내 회사를 메타버스 기업으로 탈바꿈한다고 선언했던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회사도 메타버스를 스스로 구축하지 못할 것"이라며 "수백만 명의 사람이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트댄스 [사진=웨이보 갈무리]

 
바이트댄스·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 이미 메타버스 시장 진출
사실 최근 중국 내 메타버스 열풍은 중국을 대표하는 소셜미디어인 틱톡(TikTok)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가 불러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바이트댄스는 중국 1위 가상현실(VR) 헤드셋 제조업체 피코(PICO) 인수를 시작으로 사실상 VR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15년 설립된 피코는 VR·증강현실(AR) 하드웨어 및 콘텐츠를 주로 제작해왔다. 지난해 기준 중국 VR 헤드셋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57.8%에 달했다.

중국에서만 절반이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입지를 굳히고 있으나, 세계시장에서는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평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 VR 헤드셋 시장에서는 오큘러스가 절반이 넘는 5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11.9%), HTC(5.7%), DPVR(5.5%), 피코(4.8%)가 그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바이트댄스의 전폭적 지원과 피코의 우수한 기술 등이 융합해 세계 VR 헤드셋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트댄스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바이두 등 많은 중국 기업들이 이미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특히 텐센트는 최근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인 톈옌차에 따르면 톈센트는 지난 3일 '왕자메타버스'와 '천미메타버스'라는 상표 2건을 신청했다. 상표권 사업 범위는 사회서비스, 통신서비스 등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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