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레반, 저항군 거점인 '판지시르' 점령 소식 알리며 승리 주장
  • 저항군 소식통 "탈레반이 점령한 곳은 일부...승리 자축 어리석다"
  • 저항군 지도자 마수드, 녹취록서 국민 봉기 촉구 "자유 위해 저항하자"

소총 겨누는 아프간 反탈레반 저항군 대원 [사진=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저항군 최후의 보루인 '판지시르'를 손에 넣었다며 축포를 터트렸다. 하지만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은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은 일부에 불과해 투쟁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반박했다. 탈레반의 축포가 아직은 설레발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페르시아어로 '다섯 사자'를 뜻하는 판지시르는 소련 등 외세나 20년 전 탈레반 집권기에도 점령되지 않은 지역이다. 다시 말해 판지시르 함락은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완벽하게 손에 넣은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저항군의 마지막 남은 거점인 북부 판지시르를 수중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탈레반 대원들이 판지시르 주도 바자라크 주 정부 건물 앞에서 무기를 들고 서 있는 사진을 SNS에 첨부했다. 주 정부 건물에 탈레반 깃발을 걸어둔 사진도 덧붙였다.
 

[사진=프리랜서 기자 나티크 말리크자다 트위터 갈무리]


하지만 저항군 측은 판지시르에서 치열한 대립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의 승리 선언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아프간에서 활동 중인 프리랜서 기자 나티크 말리크자다는 전날 트위터에 판지시르 지도 사진을 올린 뒤 "탈레반이 점령했다고 밝힌 곳은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역에서 저항군이 탈레반에 대항해 지금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은 빈 사무실과 도로를 제외하고 아무 곳도 점령하지 못했다. 탈레반이 판지시르를 점령하려면 수 십 배 더 싸워야 한다. 소련도 9년 동안 9차례나 왔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빈손으로 떠났다"고 했다.
 

아프간 카불 거리서 탈레반기 사는 탈레반 대원들 [사진=AP·연합뉴스]


그가 올린 지도 사진을 보면, 탈레반이 점령했다고 한 주 정부 건물은 판지시르 주요 도로 인근에 있다. 판지시르를 가로지르는 길은 하나뿐이며 이 길을 중심으로 입구가 깊고 좁은 수십개의 협곡이 나무뿌리처럼 갈라져 있다. 그는 "도로와 빈 사무실을 점령했단 사실만으로 승리를 자축하는 건 매우 어리석은 행동(a pretty foolish act)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저항군의 피해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탈레반과 저항군이 치열한 전투를 이어오면서 저항군 지도부는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NRF는 트위터에 "파힘 다시티 저항군 대변인과 압둘 우닷 자라 장군이 순교했다. 그들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힘 다시티 대변인은 NRF를 이끄는 마수드의 아버지 아흐마드 샤 마수드가 숨진 2001년 9월 9일 자살 테러 현장에서 살아남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마수드는 어디에?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19분 길이 녹취록 공개
탈레반이 저항군의 마지막 거점인 판지시르에 발을 디디며 점차 압박해오고 있지만, 마수드 NRF 사령관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투쟁할 것을 아프간 국민에게 재촉했다.

마수드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19분 길이의 녹취록에서 "탈레반에 대항하는 전투가 판지시르에서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모든 곳에서 탈레반에 저항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고 항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아흐마드 마수드 트위터 갈무리]


또 탈레반의 군사적 행동을 지켜보고만 있는 국제 사회를 비판했다. 마수드는 "세계가 탈레반에게 잘못된 자아(False Ego)를 심어주고 있다. 세계는 언젠가 그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탈레반은 여전히 잔인하고 사악하다. 국제사회는 탈레반이 정치적 정당성을 얻을 파멸적인 기회를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마수드가 현재 터키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터넷이 없는 판지시르에서 마수드가 녹취본을 올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탈레반 홍보매체 알레마라(Alemarah) 소속 기자는 "판지시르에는 인터넷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마수드가 온라인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느냐. 마수드는 터키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인도 매체 NDTV가 전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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