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5조원이 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국내 정유사가 올해 상반기 4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된다.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결과다. 

거기에 3분기에 해당하는 7월에는 석유제품 수요도 다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유 부문의 이익에 정유 부문의 업황 회복이 더해진다면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월 석유제품 수요, 코로나19 이후 최고치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원유수입량은 7803만 배럴로 지난해 7월 8645만 배럴 대비 842만 배럴(9.74%) 줄었다. 

올해 누적 원유수입량(1~7월)도 5억4628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억8534만 배럴 대비 3906만 배럴(6.67%)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월과 2월 초 원유수입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누적 원유수입액은 268억7829만 달러에서 351억8510만 달러로 83억681만 달러(23.61%) 늘었다. 올해 글로벌 유가 급등으로 더 적은 규모의 원유를 수입했지만 수입액은 늘어났다. 

실제 지난 7월 두바이유는 일평균 72.93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일평균 43.3달러를 기록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유가가 급등한 것은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에서도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7월 국내 석유제품 수요는 7938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8094만 배럴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고 규모다. 

이는 국내 정유사가 예상했던 석유제품 수요 회복세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이다. 당초 상당수 정유사는 올해 초 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 하반기에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5월까지는 국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 탓에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는 모습을 보였으나, 6월(7737만 배럴)과 7월에는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석유제품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4% 줄었다. 세부적으로 아스팔트는 41.58%, 항공유는 26.87%가량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등유는 34.75%, 윤활유는 27.91%가량 생산량이 늘었다. 

1~7월 석유소비량을 살펴보면 대부분 지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비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32.37%), 서울(14.57%), 대구(5.68%), 제주(5.15%)에서 소비량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인천은 15.32%, 충남은 8.2%, 대전은 7.08% 소비량이 줄었다. 

국가별 연간 원유수입 현황을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1억5024만 배럴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6690만 배럴)과 쿠웨이트(5741만 배럴)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쿠웨이트에서 수입한 물량이 미국보다 많았으나 올해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올해 중동지역에서 사고가 많았던 탓에 안전한 미국에 수입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질별로는 올해 1~7월 경질유의 수입량이 3억1049만 배럴로 전년 동기 3억6557만 배럴 대비 5508만 배럴(15.07%) 줄었다. 또한 같은 기간 중(中)질유 수입량은 9757만 배럴에서 7780만 배럴로 1977만 배럴(20.26%) 줄었다. 반면 중(重)질유 수입량은 1억2220만 배럴에서 1억5799만 배럴로 3579만 배럴(29.29%) 늘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지난 7월에 석유제품 수요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3분기에는 시작부터 정유 부문에서 수요 회복 현상이 뚜렷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분기 비정유 부문서 이익 본 정유사, 3분기 정유 부문도 개선 예감

이 같은 석유제품 수요 회복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정유사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정유사는 지난해 사상최악의 적자를 딛고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쓰오일(S-Oil)은 올해 상반기 1조20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정유사들 가운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에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2018년 말 가동을 시작한 울산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의 안정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제품의 생산 비중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며 "올해 상반기 내내 최대 가동률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이외 다른 정유업체들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 역시 정유 비중을 줄이고 비정유 부문을 강화한 덕을 봤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조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에는 1조9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상반기 1조1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현대오일뱅크는 678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4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정유업계는 이번 흑자전환의 원인을 전통적인 정유사업에 집착하지 않고 석유화학 등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중 58.8%가 비정유 부문에서 나왔다. SK이노베이션(64.4%)과 현대오일뱅크(54.4%)도 비정유 부문의 수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화학 비중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수소 사업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도 "앞으로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HPC) 가동으로 비정유 사업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앞으로 비정유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정유 부문의 이익을 바탕으로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의한 정유 부문도 반등에 성공한다면 올해 하반기는 더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항공유 등의 수요가 회복된다면 상당한 실적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비정유 부문과 정유 부문이 동시에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에쓰오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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