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친환경차 리포트 ③]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중견ㆍ중소기업 생존에 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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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09-0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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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시장선 대기업과 기술 차 크게 없어

  • 에디슨모터스 10년 넘게 전기버스 판매했지만 '배터리 무사고'

  • 세계 무대 경쟁 위해 규제개선ㆍ정부지원도 필요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의 증가하면서 미국 테슬라 등이 신흥강자로서 기존 완성차업체들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의 테슬라를 자처하며, 변혁의 물결에 올라탄 중견·중소기업들이 있다. 그중에서 맏형 격으로는 에디슨모터스가 있다. 20년 넘는 전기차 ‘외길’의 역사를 바탕해 변화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변화에 적응 빠른 것은 작은 몸집의 생물... 기업도 마찬가지”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지난달 31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 등으로 지구가 큰 변화를 겪을 때마다 빠르게 적응하고 살아남은 것은 결국 몸집이 작은 생물들이었다”며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전에 없던 변화가 일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대기업보다는 중견·중소기업이 생존에 유리하다”고 역설했다.

강 회장이 수년 전 잘나가던 사업을 정리하고,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전기차에 ‘올인’한 이유이기도 하다. 에디슨모터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업용 전기버스를 생산한 회사로 전신은 1998년 설립된 한국화이바다.

2010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전기버스 자동차 인증을 획득해 ‘E-프리머스’ 9대를 서울시 남산 순환버스 노선에 투입‧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악재가 겹치며 2015년 10월 중국 타이츠모터스에 매각됐다가 강 회장이 1년 6개월 후 다시 사들이며, 사명을 바꾸고 오늘날에 이르렀다.

강 회장은 “친환경사업에 관심이 많아 방송사를 그만두고, 2005년 폐기물 및 신재생에너지업체인 ES청원에 투자해 큰돈도 벌었다”며 “ES청원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가만히 있어도 수천억원의 수익을 볼 수 있었으나, 전기차에서 국내 산업의 미래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디슨모터스의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6년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자신의 ES청원 지분을 1600억원가량에 넘겼다. ES청원은 지난해 시장에서 9000억원가량에 재매각된 바 있다.

강 회장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그 파급력을 고려해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하게 됐다”며 “한때 자동차업계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지만, 지금은 중심에 선 테슬라처럼 에디슨모터스도 큰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가총액으로 테슬라는 세계 1위 완성차업체 일본 도요타를 지난해 7월 넘어섰으며, 같은 해 말에는 5대 완성차업체의 합계도 추월했다. 2003년에 설립된 이후 불과 17년 만이다. 강 회장은 이 같은 성장이 국내 중견·중소 전기차업체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만큼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기술 차 크게 없어”
강 회장은 “일부 사람들이 중견·중소기업의 저력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적어도 전기차 시장에서 만큼은 대기업과 기술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에디슨모터스의 경우 십년 넘게 전기버스를 판매하고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배터리 사고가 나지 않은 게 단적인 예”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들의 일부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다. 이 같은 문제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의 배경으로 강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배터리, 모터, 부품 설계 등의 원천기술을 꼽는다.

강 회장은 “에디슨모터스는 글로벌 대기업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는 구동모터 솔루션, 전자제어, 스마트 BMS, 복합소재 차체 등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며 “아직 국내 1위 전기버스업체에 머물러 있지만,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가 현재 생산하는 자동차는 전기버스와 압축천연가스(CNG)버스다. 특히 전기버스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말까지 누적 판매가 900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수치다.

강 회장은 “우리 전기버스의 큰 장점 중 하나는 탄소섬유로 버스 차체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한국화이바 시절부터 키워온 탄소섬유 기술로 에너지 효율 강화와 주행거리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버스 넘어 전기승용차 시장도 진출 예정... 규제 개선 필요”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에 그치지 않고 전기승용차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최근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이기도 하다. 이미 관련해 모터와 배터리 기술 등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올해를 전기차 시대의 원년이라고 하지만, 테슬라만 해도 아직 기술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문제를 보완해 시장이 놀랄 만한 기술을 갖춘 전기차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자동차업계의 ‘히든 챔피언’으로도 불리는 에디슨모터스는 향후 목표도 명확히 세우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세계 20개국의 주요 기업과 조인트벤처 설립, 경쟁력 있는 기술의 유료공유 등을 완료하고, 전기차 생산과 판매도 점진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도 내년 10종, 2025년 20종, 2030년 30종까지 확대한다.

다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 회장은 언급했다.

그는 “친환경차의 선도국가로 불리는 중국은 ‘전기차 굴기’를 내세우면서 480개에 달하는 전기차 공장을 50개로 구조조정을 하는 세계 경쟁력 강화 전략을 진행 중”이라며 “채찍과 더불어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라는 당근을 통해 자국 친환경차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경우 전기버스 대당 지원액을 줄이더라도 연간 최소 3000대 이상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규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선 허용, 후 보완’ 정책을 표방해 기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배터리팩 하나만 더 추가해도 복잡한 인증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팩 낙하시험 인증의 경우에도 세계 기준 최대 2m에 비해 우리나라는 상당히 높다(4.9m)”며 “이 같은 규제들이 개선돼야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사진=에디슨모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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