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총학생회, 총동창회, 교수회, 직원노동조합은 23일 본관 2층 하나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2021년 대학기본역량 진단 가결과’ 관련 공동규탄문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승환 인하대 총학생회장과 이용기 인하대 총동창회장, 이승배 인하대 교수회의장, 양승민 인하대 직원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4개 단체는 공동규탄문에서 “지난 13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해 대학을 파탄 상태에 이르도록 해놓고 재정을 차등 지원하는 시스템을 통해 대학을 길들이기 하는 교육부의 폭력적 행태를 규탄한다”며 “교육부는 인하대학교에 대한 낙인찍기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또 인하대 총동창회 이용기 회장은 “우리 대학은 2019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기관평가 인증을 취득했고 교육부의 ACE+ 대학 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에서는 수도권 14개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라며 “그럼에도 이번 재정지원대학에 미선정 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 19만 동문과 인하가족은 분개한다”라고 강조했다.
인하대 교수회 이승배 의장은 “학생 충원율과 졸업생 취업률을 진단 지표로 삼는 ‘교육성과’에서 만점을 받은 학교의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이 어떻게 낙제에 해당하는 진단을 받을 수 있나”라며 “이런 의문을 해소하고 이번 기본역량 진단의 공정성을 대사회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차원에서 평가 자료와 기준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료의 전면 공개를 교육부에 촉구했다.
인하대 직원노동조합 양승민 위원장도 이날 “명문사학의 일원으로서 인하를 사랑하고 인하에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매진하여온 우리 직원들은 교육부가 발표한 가결과 소식에 지난 한 주 놀라움에 말을 잃고 얼굴빛이 변하는 쇼크 상태로 허탈함과 분노 속에 시간을 보내왔다”라며 “가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즉각 수용과 인하대학교 명예회복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주장했다.
인하대는 최근 ‘2021년 대학기본역량 진단’에서 87점(100점 만점기준)을 취득해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미선정됐다.
정성평가 중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부분에서 67점(100점 만점 기준)을 받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앞서 인하대는 지난 2017년 교육부에서 주관한 대학자율역량강화 지원 사업(ACE+)에 선정된 이후 올해까지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했다.
특히 2019년 ACE+사업 중간평가에서 91.34점(사업 수행 대학 평균 89.89점)으로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이뤄냈으며 그 결과 올해 ACE+사업 종료 후 진행된 종합평가에서 ‘사업 성공수행’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
교육부의 이번 대학기본역량 진단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에 대해 평가로 진행됐다.
교육부가 동일한 기간에 동일한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에 대해 평가했음에도 상반된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인하대의 교육과정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인하대 화학공학과는 지난 2002년부터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공학교육인증기준을 받았고 경영학과는 전세계적으로 5% 미만의 대학만 인증 받고 있는 AACSB인증(경영학 교육국제 인증)을 지난 2014년 취득했다.
인하대는 이처럼 교육과정의 기본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일반재정지원대학에 탈락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20일 교육부에 이의를 신청한 상황이다.
◆대학측, 평가결과 공개 강력 요청···깜깜이 이의신청
이와 함께 인하대는 교육부의 선정 결과 발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가 재정 지원 대상에서 미선정된 대학에게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교육부는 각 대학에게 각 지표별 취득 점수만 안내한다”며 “이의신청을 하려면 평가 결과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교육부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이의 신청이 돼 버렸다”고 했다.
한편 인하대 총학생회는 이와 관련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공정한 이의제기 심사와 투명한 심사기준 공개를 촉구하며 세종시에 위치한 교육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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