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유승민 “당대표 흔드는 게 윤석열식 공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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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8-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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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권교체 하러 왔나 당권교체 하러 왔나”

  • “경준위원장․경선룰 바꾸는 게 공정과 상식이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 “정권교체를 하러 우리 당에 오신 거냐, 아니면 당권교체를 하러 오신 거냐”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당대표를 흔들고 경선준비위원장을 바꾸고 경선룰을 바꾸겠다는 게 윤석열식 공정과 상식이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우리 당 내홍을 보며 이러다가 정권교체에 실패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갈등의 중심에 윤 전 총장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간 침묵해 온 유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와 가까웠다는 과거의 인연만으로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 어지간한 일들은 그냥 참고 넘겼다”면서 “전당대회 때 온갖 모략에도 저는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았고, 전대 이후 저와 이 대표를 묶어서 온갖 중상모략을 해도 인내와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권교체의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지금 분명하게 해둬야겠다”고 했다.

▶다음은 유 전 의원의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많은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 당의 내홍을 보며 이러다가 정권교체에 실패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갈등의 중심에 윤석열 후보가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께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비대위로 가야 한다"
"당대표라도 탄핵도 되는 거 아니냐"
"이준석 대표는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라"

윤석열 캠프의 핵심인사들, 윤후보와 가까운 인사들은 도대체 왜 이런 도발을 하는 겁니까?
무엇을 노리고 이러는 겁니까?
이런 도발적 발언이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는 그동안 참아 왔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웠다는 과거의 인연만으로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 어지간한 일들은 그냥 참고 넘겼습니다.
전당대회 때 온갖 모략에도 저는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았고, 전당대회 이후 저와 이대표를 묶어서 온갖 중상모략을 해도 인내와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나 정권교체의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지금 분명하게 해둬야겠습니다.

우선, 캠프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본인이 직접 사과하셔야 합니다.
'내 뜻이 아니다'라는 말로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캠프 인사가 계속 당대표를 흔드는데 이런 일이 후보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 과연 가능한 일입니까?
윤후보의 캠프는 후보 따로, 참모 따로입니까?
본인의 캠프 하나도 제대로 이끌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 한다는 말입니까?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당대표를 흔들지 마십시오.
당대표, 원내대표가 모두 없는 날 무슨 기습작전 하듯이 입당한 것부터 예의가 아니었습니다.
당을 무시한 오만한 행동이었습니다.
입당후 비전과 정책 발표는 하나도 없이 지지자들을 앞세워 당 접수를 시도하고 당대표를 흔드는 일이 계속되었습니다.
정말 유감입니다.
윤후보께서는 정권교체를 하러 우리 당에 오신 겁니까, 아니면 당권교체를 하러 오신 겁니까?
행여 힘으로 당을 접수해야 쉽게 후보가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런 잘못된 생각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국민도 당원도 명령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의 부하들이 아닙니다.
정치는 검찰총장 시절의 습관대로 하면 안됩니다.
말 한마디조차 조심하고 바르게 해야 합니다.

경선준비위원회가 결정한 토론회를 윤후보 캠프가 무산시킨 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토론회는 무산되고 발표회로 둔갑했습니다.
이런 자세로 본선에 진출한들 과연 민주당 후보를 이기고 정권교체 할 수 있겠습니까?
치열하고 당당한 경쟁과 검증을 통해 선출된 후보만이 본선경쟁력이 있고 정권교체의 여망을 실현할 것입니다.

당대표를 흔들고 경선위원장을 바꾸고 경선룰을 바꾸겠다는 게 윤석열식 공정과 상식입니까?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전당대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출된 당대표를 힘으로 흔들면서 2030세대의 지지를 바라십니까?
말로만 '민지야 부탁해'를 외친다고 될 일입니까?
속으로는 청년들을 무시하는 처사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한마디 충고하겠습니다.
지금 지지도가 높으니 주변에 충성경쟁하는 부나방들이 모여들 겁니다.
그 사람들이 후보를 망치지 않도록 할 책임은 후보 자신에게 있습니다.
돌고래와 멸치 얘기를 하면서 상대후보들을 무례하게 비하하거나 토론회를 무산시킨 것을 무슨 공로를 세운 양 아부하는 사람들을 멀리 하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는 젊은층과 중도층의 지지로 이겼습니다.
특히 20대, 30대, 40대에서 우리 당이 이긴 것은 보수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어렵게 우리 당에 마음을 열어준 청년층, 중도층이 실망하시진 않았을까 걱정됩니다.

6월 전당대회에서 36세의 이준석 당대표가 선출된 것에는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과 당원들의 여망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당의 어느 누구도 이 여망을 저버려서는 안됩니다.
현 지도부가 무너지고 또 비대위가 들어서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면 정권교체는 불가능해집니다.
내년 대선은 결코 야당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자만은 금물입니다.

유승민은 약속합니다.
당대표는 굳건할 것이고 정권교체 여망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당 지도부와 대선후보들은 모두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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