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소환에 단교설까지" 불붙은 중국-리투아니아 외교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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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8-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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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대만대표처 개설에… 中, 현지 주재 대사 본국 소환

  • 3년 전 홍콩·대만문제로 발발한 中·리투아니아 갈등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이 20일(현지 시각) 타이베이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을 통해 유럽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대만 대표처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최근 들어 중국과 발트해 소국 리투아니아 갈등이 자국 대사 소환이라는 강경 외교 보복 조처로 악화하는 등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의 수교국인 리투아니아의 대만 대표처 설치 용인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발한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과 리투아니아간 단교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중국, 대만대표처 개설한 리투아니아 주재 대사 본국 소환..."26년 만"
11일 신경보,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리투아니아가 대만 대표처 설치를 용인한 것과 관련해 "리투아니아 정부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심각히 침해했다"며 "중국 정부는 이런 움직임에 단호히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리투아니아 주재 대사를 불러들이기로 결정했고 리투아니아 측에도 자국 주중 대사를 소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리투아니아 정부가 즉각 잘못을 바로잡고 실질적인 조처를 하는 동시에, 잘못된 길을 더 멀리 가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경고도 했다.

대표처 설치는 공식적 수교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외국이 대만과 공식 관계를 맺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해외 주재한 자국 대사를 소환한 건 26년 만이다. 앞서 지난 1995년 미국 정부가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방미를 허용하자 중국이 당시 미국 주재 대사를 소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리투아니아가 앞으로 중국에 계속 도전한다면 대사급인 양국 관계가 대표처 수준으로 격하되거나 단교(斷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미 리투아니아는 중국의 자국 대사 소환이라는 강경 조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대만과 상호호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게다가 EU와 미국까지 리투아니아 편을 들고 나서면서 이는 중국과 미국·EU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리투아니아는 EU회원국이다.  

앞서 지난달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대만대표처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합의이며 중국과 다른 나라 사이 관계를 발전시키는 정치적 기초"라고 반발했다.
 

[사진=중국 외교부 누리집 갈무리] 

중국·리투아니아 갈등, 3년 전부터 시작...홍콩·대만 등 문제로 시작
중국과 리투아니아의 갈등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국은 1991년 수교한 이래 큰 갈등은 없었으나, 지난 2019년 중국이 홍콩의 선거제 개편을 확정하면서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리투아니아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국가안보 보고서에 중국을 국가안보의 주요 위협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홍콩,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문제에서 중국에 반대하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집권한 기타나스 나우세다 정권은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대만의 옵서버 지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도 리투아니아는 대만에 무역대표부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5월에는 중국과 중·동유럽 국가 간의 '17+1' 경제 협력체 탈퇴를 선언했다. 지난달에는 대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만회분을 지원하기도 했다.

리투아니아가 이처럼 강력한 반중(反中) 노선을 취하는 데 대해 신경보는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 신장위구르, 홍콩 정책을 비판하며 국가 대표단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보내지 말자는 '외교적 보이콧(참가 거부)' 물결이 일고 있다"며 "유럽국가로서 리투아니아는 중국을 멀리하려는 분위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리투아니아로서는 유사시 미국, EU의 도움 없이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미국과 EU의 대중 정책에 협력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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