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에 산불까지 '날씨 재앙' 몰아친다…전 세계 기후변화 경각심 ↑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8-05 17: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최근 몇 달 동안 지구촌에는 극단적인 기상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해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독일·벨기에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 허난성에서도 홍수가 발생해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입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이하 현지시간) 잇따른 기후재앙으로 과학 분야는 물론 정치 분야에서도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수와 산불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앞으로 이 같은 일들이 더 자주, 더 강한 강도로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홍수에 이어 최근 남부 유럽 지역은 멈추지 않는 산불과 폭염으로 수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터키 남서부 물라주의 지중해 휴양도시 마르마리스를 덮친 대형 산불이 1일(현지시간)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닷새째 이어지는 산불로 8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진=AFP·연합뉴스 ]

 
산불로 오염된 공기···"창문도 못 연 채 집에 갇혀"
남유럽에서 기록적 폭염과 함께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산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최고 기온 47.1도에 달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산불 화재로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CNN은 그리스에서 일어나는 화재가 적어도 78건에 달한다고 4일 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번 폭염이 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던 1987년에 견줄 만하다며 국민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아테네시는 주민들에게 산불로 인해 오염된 공기를 피해 창을 닫고 집안에 머무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주요 유적지들의 관람시간도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됐다. 그리스 소방당국은 3일부터 4일까지 만 하루 동안 모두 78건의 산불 진압에 나섰다고 밝혔다.

터키에서는 무글라와 안탈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최소 8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CNN이 전했다. 터키에서도 산불이 제대로 진압되지 못하고 있으며, 리조트 관광객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터키 전역에서 진화된 산불은 167건이며, 아직도 진화가 진행되고 있는 산불은 16건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 밖에도 보스니아-헤르체고비아, 불가리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이 산불의 영향을 받고 있다. 

독일과 벨기에 등 북부 유럽에서 발생한 기록적 홍수로 2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지에 폭염이 덮치면서 산불이 발생하자 유럽 정부와 과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NN은 "전문가들은 북유럽의 홍수와 캐나다, 미국과 남유럽의 폭염과 산불의 배경에 기후변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가뭄과 같은 기후재앙도 남부 유럽에서 더 심하고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경제적 피해도 수백만 유로···전 세계적 관심 고조
유럽연합(EU)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Copernicus Atmosphere Monitoring Service·CAMS)는 지중해 지역을 '산불 빈발지역(wildfire hotspot)'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오염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나섰다. 

CAMS의 자료에 따르면 터키와 남부 이탈리아의 공기오염은 상당히 진행됐으며, 산불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모로코,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레바논 등 국가도 영향권 안에 있다. 이들 지역에서 산불로 인한 연기는 위성으로 관측될 정도로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매우 우려스러운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며 "유럽연합은 이 끔찍한 화재와 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의 비상대응공조센터(ERCC)에 따르면 북마케도니아 동부 지방에서도 산불이 잇따르고 있어 시민들의 대피가 불가피하게 됐다. 알바니아는 최근 몇 주 동안 고온이 지속되면서 12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농민협회 콜디레티는 화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여름 대형 화재가 2008~2020년 평균보다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수백만 유로의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기후변화가 잇단 재앙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이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2014년 불과 7명의 자원봉사 연구원들이 세운 세계기상원인분석((WWA) 프로젝트는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단체 중 하나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영국·네덜란드·캐나다 출신 27명의 과학자로 이뤄진 WWA 프로젝트는 지난달 열돔현상에 대한 긴급 논문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WWA는 당시 논문을 통해 "열돔현상은 1000년에 한 번 일어날 정도의 커다란 사건"이라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이런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150배나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FT는 "최근 이들 작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아직 재정적 상황이 넉넉지 않다"면서 "WWA는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