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엔 차관으로 건설이 진행된 태국 수도권 철도 '레드라인'이 2일 드디어 개통됐다. 이날 시발역인 방수(Bang Sue) 중앙역에서 개최된 개통식 행사에는 원격으로 참가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비롯해 싹싸얌 치드촙 교통부 장관과 태국국철(SRT) 총재 등 태국 정부 관계자와 개발에 참여한 일본 기업 관계자 등이 대거 참가했다. 이번 레드라인 개통으로 방콕 중심부와 돈무앙 공항간 접근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방콕 시내 교통체증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레드라인은 방콕 북부 방수와 빠툼타니현 란싯을 잇는 다크 레드라인과 방수와 탈링찬을 잇는 라이트 레드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길이 41.3km 중 메인 구간인 다크 레드라인(26.3km)에는 저비용항공사(LCC)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는 돈무앙 공항역도 설치돼, 방콕 중심부와 공항간 접근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레드라인 개발에는 일본 정부가 2009년부터 총 2681억엔의 차관을 공여했다. 이는 태국의 도시철도 관련 엔 차관 전체 금액의 약 50%를 차지하는, 동남아시아의 철도관련 엔 차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노선에 도입된 차량 및 전기설비 등은 미쓰비시(三菱)중공업, 히타치(日立)제작소, 스미토모(住友)상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제작, 납품했다.
이번에 신설된 방수 중앙역은 기존 후아람퐁역(방콕역)을 대체하는, 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장거리 노선 터미널의 위상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향후 돈무앙 공항, 수완나품 국제공항, 라용현의 우타파오 공항을 잇는 고속철도 등도 이곳에서 환승할 수 있게 개발된다.
나시다 카즈야(梨田和也) 주태국 일본대사는 화상으로 "레드라인은 태국과 일본간 우호의 상징이며, 동 노선 개통으로 태국 시민들의 편의가 향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축사를 보냈다.
레드라인 개발을 지원해 온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태국사무소의 미즈카미 타카히로(水上貴裕) 철도담당자는 NNA에, "레드라인과 같은 국가적 프로젝트가 일본의 지원 속에서 완성됨에 따라, 일본-태국간 협력관계는 한층 더 굳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레드라인에는 퍼플라인에 이어 두 번째로 일본의 차량이 도입된다. 차량을 탑승해 본 많은 승객들이 안락한 승차감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철도기술이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고도성장에 공헌할 수 있는 '질 높은 인프라'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코로나 영향으로 각종 계획에 드리우는 먹구름
태국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감염자 수가 연일 역대 최고를 경신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정부가 1일, '최고도엄격관리지역'의 도시봉쇄 조치를 추가로 연장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레드라인 개통식 행사도 참석자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쁘라윳 총리가 원격 참석 형식을 취하는 등 코로나라는 먹구름이 드리우는 가운데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행사장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수립된 계획에는 레드라인의 하루 이용자 수가 27만명으로 추산됐었다. 현재 철도, 버스 등 공공교통은 정원의 50%만 이용할 수 있는 가운데, 레드라인도 개통 후 일정 기간 동안 이용자 수가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첫 3개월간 무료운행 후, 11월부터 승차구간에 따라 운임을 징수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운임을 결정하는데 있어 코로나 사태가 야기한 수요 변화를 재조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향후 건설될 예정인 공항간 고속철도도 레드라인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사태 이후 수요 재조사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레드라인 개발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었던 방수 중앙역 및 주변부의 부동산 개발 계획도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기악화 때문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SRT 총재는 방수 중앙역의 상업개발구역 중 A구역(5.12ha)의 개발계획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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