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2020] ‘악조건서 최선 다한’ 류한수, 16강서 석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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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8-0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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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대표 류한수가 3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kg급 16강전에서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에게 점수를 허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선수 생활에서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오겠습니다.“

남다른 각오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출전한 한국 레슬링 간판 류한수(33·삼성생명)가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류한수는 3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무함마드 엘 사예드(이집트)와 경기에서 6-7로 석패했다.

류한수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다. 규정에 따라 엘 사예드가 결승에 오르면 패자부활전 진출권을 얻어 동메달 획득을 노릴 수 있다. 엘 사예드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류한수는 올림픽에서 완전히 탈락하고 한국 레슬링은 이번 대회를 노메달로 마친다.

류한수와 함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그레코로만형 남자 130㎏급 김민석(28·울산남구청)은 지난 1일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한국 레슬링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양정모), 동메달 1개(정해섭)를 따낸 후 매 대회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엘 사예드와를 상대로 경기 초반 흔들렸다. 류한수는 경기 시작 20초 만에 메치기를 당해 4점을 내줬다. 이후 그라운드 기술로 2점을 더 내주며 0-6으로 끌려갔다.

수비를 가다듬은 류한수는 경기 중후반부터 힘을 냈다. 경기 종료 1분 20여 초를 남기고 태클에 성공해 2점을 얻어 2-6으로 추격했다.

류한수는 더 큰 기술로 판단해 챌린지(비디오판독)를 신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1점을 잃었다.

류한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분 7초를 남기고 다시 태클을 성공해 1점을 올려 3-7로 추격했다.

이때 상대 선수는 챌린지를 신청했고, 판정이 뒤집어지지 않으면서 류한수가 한 점을 얻었다.

4-7로 앞선 류한수는 계속 상대 선수를 밀어붙였다. 16초를 남기고 태클을 성공해 6-7로 추격했다. 하지만 끝내 동점을 만들지는 못했다.

류한수는 경기 전부터 운이 없었다. 대한레슬링협회에 따르면 올림픽 해당 체급 출전 선수가 기존 16명에서 17명으로 한 명 늘어나면서 두 명의 선수가 32강 격인 사전 경기를 치러야 했다.

사전 경기를 치르는 두 명의 선수는 추첨으로 뽑았는데, 류한수가 경기를 뛰어야 하는 선수가 됐다.

류한수는 1라운드 상대인 압델라멕 메라벳(알제리)을 8-0 테크니컬폴승으로 꺾었지만, 체력 소진을 피할 수는 없었다.

도쿄올림픽 무대에 서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 험란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레슬링 대표팀은 지난 3월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가 해외에서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최악의 상황 속에 한국 레슬링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단 2장 획득하는 데 그쳤다.

정상적으로 훈련을 하지 못했고 심리적으로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류한수는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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