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시즌 후반전] 기대감 커지는 하반기 실적… 주가 상승은 "글쎄"

윤지은 기자입력 : 2021-07-31 08:00

[사진=아주경제DB]


2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반도체, IT, 자동차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기업은 대체로 호실적을 시현했다. 시장은 이제 3~4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도 호조를 띨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 같은 실적에 주가가 연동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31일 본지가 주요 증권사 센터장을 설문조사한 결과 3~4분기에도 국내 주요기업 실적은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그러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겠다는 예측이 많았다. 내년 실적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시장이 '눈치보기'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주가가 실적을 선반영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설명도 있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실적은 3분기에도 호조를 띨 것이다.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라며 "나머지 전기전자 부품회사들도 스마트폰 부품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LG전자의 경우 개별적으로 이익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며 "생활가전, 특히 TV 등의 추세적 수요 하락세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는 3~4분기 실적도 좋을 것이다. 반도체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베트남, 인도 등지에서 생산 차질을 빚었지만, 지금은 이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정상화됐다"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 차질 이슈가 다소 길어지고 있다는 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요 변동, 원자재 가격이나 물류비 등 비용 변동 등은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우리나라 IT기업들은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 하반기 전망도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이 주가에 반영되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올해까진 호실적을 시현하겠지만 내년에도 그럴지는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 현 시점 주가가 반등하지 않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실적 발표일을 포함해 연이틀 하락했다. 30일 종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0.63%(500원) 내린 7만8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날 실적을 내놓은 LG전자 역시 역대 2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했다. 실적 발표 당일에는 전날보다 1.52%(2500원) 올랐지만, 이튿날 5.41%(9000원)나 조정되며 상승분 이상을 반납했다. 

이승우 센터장은 "부품(반도체)은 현재 (실적이) 굉장히 좋은데, ODM(개발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판매망을 갖춘 유통업체에 상품 또는 재화를 제공하는 생산방식) 업체들은 그렇지 않다. '미스매치(Mismatch)'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품업체 실적보다 ODM 업체의 실적을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는데, ODM 업체의 실적을 살펴보면 부품업체의 미래 역시 밝지만은 않다"면서 "대만 ODM 업체들은 매월 매출액을 공시한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앞서 국내는 물론 미국 기업들이 좋은 실적과 전망을 내놓았음에도 불구, 주가 하락을 겪은 것 역시 앞서 지적한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은 하반기를 넘어선 시점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주가에는 하반기 예정된 호실적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내년 실적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세트업체가 매출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하면 앞서 사놓은 부품은 재고로 남게 되고 상반기엔 반도체 구매 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의 경우 실적이 나오기 전 주가가 움직이는 '선행지표' 성격이 강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노 센터장은 "반도체의 경우 (이런 호실적을 이미) 많이 반영하고 있다. 실적이 좋다고 해서 주가가 크게 더 오르긴 힘들 듯하다. 전자부품의 경우에는 주가가 실적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반도체는 선행지표, 전자부품은 동행지표의 성격이 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까닭은 매크로 이슈라면서, 테이퍼링(Tapering, 양적완화 규모 축소)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이면 실적을 따라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잭슨홀 컨퍼런스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을 지나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공식화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은 다시 펀더멘털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기 때문에 4분기로 가면서 IT와 반도체, 자동차 등 3개 섹터가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매크로 이슈에도 불구하고 하락 전환하지 않고 박스권에서 버티고 있는 것은 실적이라는 동력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2분기 실적이 실망스럽거나 하반기 전망이 부정적이었다면 주식시장은 추세적 하락까지도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하반기 이후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게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음 분기, 그다음 분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내년 이후의 큰 그림을 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연구원들이) 주식시장의 선행성을 6개월 이상 보지 않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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