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8월 복귀 기대감에…삼성전자 ‘전열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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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7-22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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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절 가석방 수면 위로…신사업 투자·M&A 속도 낼 듯

‘총수 부재’ 상황 6개월을 넘긴 삼성전자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8월 경영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미뤄둔 투자와 사업 계획을 다시금 차분히 살피는 분위기다. 다만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 못지않게 가석방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많아,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2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힘을 받다가 지난달부터는 가석방으로 무게추가 옮겨졌다. 특히 지난 20일 여당의 수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가석방 대상자 명단에 이 부회장이 포함됐다고 언급하면서 ‘광복절 가석방’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실제 가석방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는 일단 형기의 60% 마친 이라면 대부분 포함된다”며 “이 부회장도 대상이 되긴 하지만, 실제 가석방 여부는 마지막까지 예단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내달 혹시나 있을 ‘왕의 귀환’에 대비해 신사업 투자와 확정된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호실적을 바탕으로 쌓아온 막대한 자금(유동자산)을 이제는 시장에 풀 때가 왔다는 게 삼성전자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유동자산 총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09조160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말(198조2200억원) 보다 무려 10조9400억원이 늘었다. 유동자산은 기업이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의 합계치로, 삼성전자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조 단위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

전날 2조원대 규모의 휴젤 인수전에 삼성그룹이 뛰어든다는 소식도 이런 막대한 자금력에 기인한다. 인수 주체로 알려진 삼성물산은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인수설을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막강한 자금을 앞세워 조만간 먹잇감(인수합병 매물)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 인텔이 최근 300억 달러(약 34조원)에 파운드리 점유율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삼성전자도 더는 인수합병을 미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모바일 등 시장 지배력이 있는 영역 중심으로 유의미한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재수감 직전까지 역점을 두고 살폈던 평택캠퍼스 공정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율을 높이는 데 있어 핵심 라인이 될 평택 2공장(P2)은 5나노 라인을 구축, 양산 준비에 한창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4만장 규모의 이 공장은 하반기 본격 양산을 앞두고 파일럿 라인을 이미 가동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첨단 D램을 비롯해 5나노 이하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서는 평택 P3도 현재 외관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2분기에는 장비 반입이 이뤄지고, 하반기 가동이 예상된다. 평택 P3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면 삼성전자가 최근 공언한 미국의 20조원 파운드리 투자 계획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련의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려면 이 부회장의 복귀가 현실화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려면 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 보다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특히 삼성의 경우, 막대한 투자를 실행하려면 총수의 용단이 필요한 데 더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올해 1월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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