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분양가상한제 폐지후 아파트 건축비 폭등"

한지연 기자입력 : 2021-07-20 15:45
1998년 6000만→2020년 6.1억원…10.5배↑ 소비자 '로또 분양' 미명하에 분양가 바가지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이 20일 서울 경실련에서 열린 '정권별 법정건축비와 민간건축비 변동 분석결과 발표'에서 정권별 건축비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아파트 건축비가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 전면 도입을 미룬 문재인 정부는 건축비 상승을 억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98년부터 2020년까지 22년간 아파트 건축비 변동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1998년 6000만 원 수준이었던 30평(전용 84㎡) 아파트 분양 건축비는 2020년 6억1000만 원으로 10배 이상 올랐다. 누적 상승액 5억5000만 원 중 4억2000만 원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2015년 이후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 정부 출범 후 분양건축비(30평·전용 84㎡)는 2017년 3억6000만 원에서 2020년 6억1000만 원(상도역 롯데캐슬·2020년 분양)으로 2억5000만 원(상승률 69%)이나 올라 역대 정권 가운데 상승액이 가장 높았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오른 건축비 상승액 4억2000만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억5000만 원은 문재인 정부가 올렸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30평 아파트의 건축비가 2억1000만 원에서 임기 말 1억9000만 원으로 오히려 2000만 원 하락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던 2013~2014년에는 건축비가 2억1000만 원으로 유지되다 임기 말에는 3억6000만 원으로 올랐다. 박근혜 정부 동안 상승한 건축비 상승 총액(1억7000만 원) 가운데 약 90%(1억5000만 원)가 분양가상한제 폐지 후인 임기 말에 집중적으로 상승했다.

경실련은 '기본형 건축비 제도'를 건축비 급등의 주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에 따라 정부가 민간아파트를 분양할 때 공개하는 표준건축비로, 택지비와 가산비용을 제외한 건축공사에 드는 모든 비용을 의미한다.

3.3㎡당 법정 건축비는 1998년 약 194만 원에서 작년 634만 원으로 227%(440만 원) 올랐는데 노무현 정부에서 법정 건축비를 표준·기본형 건축비로 이원화하면서 법정 건축비 상한선에 구멍이 뚫렸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기본형 건축비에 붙는 가산비는 암석지반공사, 친환경 주택건설 등에 따라 책정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고무줄 가산비 때문에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금액과 상관없이 건설사들이 건축비를 부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로또 분양'으로 주목받은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의 3.3㎡당 건축비는 1468만 원 수준으로, 건축비는 634만 원이지만 가산비가 건축비보다 200만 원 더 많은 834만 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지난 1월 분양한 공공택지 민간분양 아파트인 '의정부 고산 수자인'은 3.3㎡당 건축비가 800만 원으로, 이 중 가산비는 124만 원이다. 래미안원베일리와 같은 해 분양했는데 건축비는 2배, 가산비는 7개 격차가 난 셈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가산비를 통해 건축비를 마음껏 부풀려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로또 분양이라는 미명하에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양건축비와 임금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노동자의 연 임금은 3400만 원으로 6억1200만 원의 건축비를 충당하기 위해선 약 18년이 걸린다. 이명박 정부에서 노동자의 연 임금은 2600만 원으로 분양건축비 1억9700만 원을 충당하기 위해 약 8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분양가 상한제가 분양건축비를 낮추고 전반적인 집값 안정에 큰 효과가 있다며 전면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건설원가공개와 후분양제의 전면적인 시행 등을 요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약속했지만 2020년까지 전혀 시행하지 않다가, 서울 일부 지구에만 핀셋 적용을 했다"면서 "정부가 전면적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회피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이어 "최근 청약이 시작된 3기 신도시도 고분양가 논란이 있다"며 "이런 상태로 주택 공급을 확대할수록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3기 신도시는 공공주택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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