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내 물가상승 압력, 예상보다 클 수도…유동성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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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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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BOK이슈노트 '인플레 논쟁 및 우리경제 현실화 점검' 발표

[사진=한국은행]

우리나라의 물가상승 압력이 향후 경제정상화 과정에서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원자재가격 상승과 해상운임 급등 등으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 중기적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요인이 잠재된 만큼 과도한 유동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9일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BOK이슈노트(최근 인플레이션 논쟁의 이론적 배경과 우리 경제 내 현실화 점검)을 통해 "여러 경제여건 변화를 고려하면 경기회복세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의 과도한 확대를 방지해야 한다"면서 "기대인플레이션 관리 역시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 충격에 대응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행한 재정부양책과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을 근거로 인플레이션 논쟁이 촉발되고 있다. 팬데믹 초기 대규모 유동성 지원정책이 통화량 확대로 이어진 점, 여기에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 법안이 인플레이션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팬데믹 기간 중 늘어난 저축이 펜트업(보복)소비로 이어지고 경기회복 기대감 속 원자재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은은 이번 논쟁이 수요압력 측면에서 전개되고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이슈로 거론되고 있다고 본다. 박경훈 한은 조사국 전망모형팀 차장은 백브리핑에서 "향후 인플레이션 진행 경로는 경제주체의 기대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연준 통화정책 신뢰성 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의 물가목표 이탈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고용안정을 강조한 연준 메시지나 미국 금융시장 상황 등을 보면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 같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은 우리나라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경제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원자재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우리 경제 특성 상 미국 등 각국 정부의 부양책 시행으로 인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한은은 그동안 국내 물가상승 움직임을 코로나19 기저효과와 국제 유가 등 공급 차원의 요인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일시적이라고 분석해왔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를 통해 중기적 관점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기존과 다소 변화된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그 배경에 대해 박 차장은 "미국 중심의 공급측면 요인, 원자재 시장에 대한 요인 등이 분위기 변화에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국내 물가상승이 미국과 동일한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 속에서도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박 차장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유동성 공급 규모 차이가 크고 경제상황 및 백신공급을 통한 회복속도 양상이 다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글로벌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다만 이론적으로는 유사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 압력이나 기대인플레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정부여당의 추경 편성이 국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박 차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직접적으로 분석한 것이 아니라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국내 상황을 보면 기대재정수지가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치는 움직임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고 미국과 같이 규모가 큰 것도 아니라서 추경편성 등 재정정책을 통해 물가를 직접 자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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