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2020] '이순신 장군' 다음 현수막은 '범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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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7-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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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OC에 욱일기 사용 금지 약속받고 현수막 교체

  • "대한민국 상징하는 용맹스러운 호랑이 내세워"

17일 오후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한국선수단 숙소에 태극기와 팀코리아 현수막과 함께 '범 내려온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에 걸었던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떼고 ‘범 내려온다’라는 현수막을 새로 설치했다.

18일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내 한국선수단 숙소에는 ‘팀 코리아(Team Korea)'와 ’범 내려온다‘가 쓰인 현수막이 새로 걸렸다.

‘범 내려온다‘는 지난해 5월 퓨전 국악밴드 ’이날치‘가 발표한 곡으로 판소리 '수궁가' 중 범이 내려오는 장면을 표현한 노래다. 해당 곡은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대한민국 홍보영상에도 사용되며 유튜브 조회 수 4700만회를 넘는 등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해당 현수막은 체육회 직원들이 미리 준비해서 가져갔던 것"이라며 "기존 현수막을 대체해서 설치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용맹스러운 호랑이를 내세워 선수단에 힘을 주고 싶어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지난 16일 숙소동에 걸린 현수막,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 시위를 하는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 이날 현수막을 철거하는 대한체육회 관계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초 대한체육회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장을 8개의 현수막에 나누어 걸었다. 이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영감을 받은 문구다.

체육회가 해당 현수막을 걸자 일본 언론 등은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며 비난했다. 한 극우단체는 지난 16일 한국선수촌 앞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한국선수단을 찾아 현수막 철거를 요청하고 서신을 통해 “현수막에 인용된 문구는 전투에 참여하는 장군을 연상할 수 있기에 IOC 헌장 50조 위반으로 철거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IOC 올림픽 헌장 50조에 따르면 경기장 등 어떤 장소에서건 올림픽 기간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

IOC의 현수막 철거 요청에 체육회는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대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IOC는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에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하기로 약속했으며, 체육회는 현수막을 교체했다.

체육회 측은 "앞으로도 우리 선수단이 올림픽에 참가함에 있어 어떠한 불이익이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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