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만 주세요"…시중은행, 가상자산 수탁사업 진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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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07-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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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우리·신한·KB, 커스터디 사업 속속 출사표…하나도 '만지작'

  • 실명계좌 발급과 달리 리스크 적어…성장성 높은 시장 선점 효과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중은행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가상자산 커스터디(가상화폐 수탁)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최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상자산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제휴와 비교해 사업 참여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 데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커스터디 사업에 대한 주도권 확보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코인플러그와 가상자산 커스터디 전문회사 '디커스터디'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코인플러그와 우리은행이 각각 대주주와 2대 주주로 참여하는 '디커스터디'가 설립되면 고객이 보유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외부 해킹이나 보안키 등을 분실 걱정없이 안전하게 보관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NH농협은행도 가상자산 수탁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7일 블록체인 전문기업인 헥슬란트를 비롯해 핀테크사인 갤럭시아머니트리, 카드 밴사인 한국정보통신과 '디지털자산 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 참여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 농협과 협약사들은 '옥텟' 기반의 커스터디 연구·개발 등 디지털자산 시장을 본격 연구하고 향후 지분투자, 사업연계 등으로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보다 앞선 작년 11월과 올해 초 각각 합작법인 한국디지털에셋(KODA)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커스터디 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대한 공식적인 움직임이 없는 하나은행 역시 최근 블록체인업체 등과 접촉하며 가상자산 수탁사업 참여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은행들이 이처럼 수탁사업에 앞다퉈 진출하는 데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가상화폐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부쩍 늘어난 가운데 거래소를 이용할 수 없는 법인은 보유코인을 하드웨어 형태의 지갑에 보관해야 해 분실이나 도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수탁사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또 고객과 자금 출처 확인이 가능하고 보관·관리업무가 주된 역할이라는 점도 수탁사인 은행 입장에서는 책임 리스크가 낮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은행권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상화폐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의 경우 계좌를 잘못 내줬다 해킹·자금세탁 등 사고 발생 시 연대책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금융당국 역시 거래소에 대한 검증 책임을 전적으로 은행에 부과하고 있어 온도 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수탁은 이미 해외 은행들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을 만큼 은행권의 디지털 신사업으로 검증되고 주목받는 분야"라며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과는 다르게 은행이 통제, 책임질 수 있는 범위인 만큼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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