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당국 배당 규제 완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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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07-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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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생명·현대해상·메리츠 등 주요 보험사 배당 확대 계획 전무…자보·실손 등 보험시장 불확실성 해소 안돼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 종료에 은행권이 배당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배당 확대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과 달리 배당 규제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었던 데다, 국내 보험시장 불황 지속을 감안하면 배당 확대를 쉽게 결정할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픽사베이]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메리츠화재 등 주요 보험사들은 중간배당을 추진할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는 본격적으로 중간배당을 추진하는 은행권과 금융지주의 움직임과 대조적이다. KB·신한·우리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모두 오는 하반기 중간배당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중간·분기 배당 계획을 의결했고, 신한금융지주 역시 올해 하반기 분기배당을 포함해 현재 20% 초반 수준인 배당수준을 30%까지 올리기로 했다. 우리금융 역시 주총에서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했다.

보험사들이 은행권과 달리 배당 수준 회복에 부정적인 데는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등 주력 상품의 적자 지속 가능성 등 불확실한 보험시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 정비업계가 오는 9월 말까지 정비수가를 산정할 계획이다. 다만, 정비업계는 정비요금 8.2% 인상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정비수가가 8%가량 오르면 5~6%의 보험료 인상요인이 발생해 보험사의 부담이 커진다.

실손보험 역시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실손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액은 2조500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보험사가 실손보험에서 기록한 적자액만 10조원을 넘었다. 올해 1분기에도 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부터 본인부담금이 높아진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됐지만, 보험료 인상 적용이 3년 동안 유예되면서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도 보험사들이 쉽게 배당을 늘릴 수 없는 이유로 지적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자본확충 부담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은행권과 달리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 국내 보험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IFRS17 도입 준비 등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큰 보험사 입장에서는 당분간 배당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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