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100년]'애국주의' 열광하는 미래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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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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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당 예비군 공청단, 애국주의 첨병

  • 8100만 단원, 차세대 관료·지도부 후보

  • 자부심으로 똘똘, 中 대척점 십자포화

  • 과도한 애국주의는 '양날의 검' 지적도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휘장. [사진=바이두 ]


지난 3월 중국에서 나이키 신발이 불태워지고 글로벌 패션 브랜드 H&M 매장의 간판이 철거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기업들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를 들어 신장 면화 사용을 중단한 데 따른 중국 측의 보복이었다.

소동은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웨이보 계정에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신장 면화를 보이콧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겠다고? 허황된 망상"이라는 비난 글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공청단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사태를 진두지휘한 전력이 있다.

'한국전쟁은 남침 아닌 내전이다', '한복은 중국에서 유래했다' 등 자극적인 논란의 중심에도 공청단이 있다.

중국 공산당 창당 이듬해인 1922년 설립된 공청단은 청년들에게 사회주의 이념을 교육·전파하는 조직이다. 2018년 열린 18차 전국대표대회 당시 등록된 단원 수는 8124만명이다.

공청단이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진 건 최근 수년 사이다. 미·중 갈등과 대만·홍콩 문제 등 중국 국익에 관련된 사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언론에 자주 회자된 탓이다.

현재 공청단 구성원의 주력은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출생)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 출생) 세대다.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이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교육을 강화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특히 이들은 중국이 경제·군사적으로 세계 2위를 굳히고 미국을 맹추격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조국의 눈부신 발전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중국이 다시 강국이 됐으니 주변국에 어느 정도의 압박을 가하는 건 당연한 일로 치부한다. 기존 중화 질서의 회복이라는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공청단은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일종의 예비 당원 제도다. 공청단에서 경력을 쌓아 공산당에 입당한 뒤 관료가 돼 지도자로 성장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로 무장된 차세대 지도부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주변국이나 중국과 이해 충돌을 겪는 국가 입장에서는 점점 더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일반 중국 젊은이들의 인식도 공청단 구성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온라인상에서 키보드를 무기로 애국주의를 실천하는 '샤오펀훙(小粉紅)'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초기에 활동했던 웹사이트 배경이 분홍색이었던 점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샤오펀훙은 대만이나 홍콩을 지지하는 연예인의 SNS로 달려가 막말을 퍼붓는가 하면, 국수주의 영화의 흥행을 위해 단체 관람에 나서기도 한다.

다른 국가와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다툼이 벌어지면 최전선에서 여론전을 펼친다.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毛澤東)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했던 홍위병을 연상케 한다는 의미로 '신(新) 홍위병'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이 같은 중국 젊은이들의 과도한 애국주의는 양날의 검이다. 내부 결속을 다지고 상대국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때로는 당이나 정부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태가 전개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공산당 고급 관료 양성 기관인 중앙당교의 한 교수는 "한때 서구 열강은 물론 일본에도 무릎을 꿇었던 중국이 다시 부상하니 애국주의와 민족주의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보복심리 등이 담긴 낮은 수준의 애국주의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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