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에서 만나요"…메타버스 눈독 들이는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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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06-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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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사 임원회의, 가상공간서 아바타로 진행…세미나·학계와 협업도

  • '50조' 메타버스시장, 30년까지 1700조 성장 전망…"미래기반 확보"

[사진=DGB금융그룹]

금융권에 메타버스(Metaverse, 가상현실) 열풍이 불고 있다. 신기술이 불러올 금융권 변화에 대응하고 MZ세대에 발맞추기 위해 가상의 공간인 ‘제페토’에서 금융권 임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메타버스 기반의 차세대 금융 인프라 연구에 나서는 등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DGB금융 계열사 대표 6명은 지난 21일 네이버Z에서 제작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경영현안회의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DGB금융지주 경영진들이 제페토 상에서 경영진회의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그룹 계열사 대표까지 나서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만들고 회의에 나서는 등 메타버스 체험에 동참한 것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 주 ‘메타버스’ 저자 김상균 강원대 교수 등과 만나 메타버스를 통한 금융권 활용방안을 창출하고 Z세대와의 소통방식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도 디지털 연구개발(R&D) 센터 직원들과 '메타버스와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를 통해 본 미래 금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관련 상품 출시와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출시한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펀드'는 페이스북, 애플, 엔비디아, 로블록스, 네이버(제페토) 등과 같은 가상현실(VR)와 증강현실(AR), 메타버스 플랫폼 및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신한금융그룹도 메타버스 등 디지털 분야의 전략적 투자 차원에서 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고, IBK투자증권은 메타버스 관련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메타시티포럼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미 유통 등 각 업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가상현실 점포 역시 금융권에서도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SGI서울보증보험은 제페토 내 인기 맵 중 하나인 ‘한강공원’에 가상지점을 설치하고 직원 타운홀미팅도 제페토에서 진행할 계획으로 현재 준비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메타버스는 추상을 의미하는 ‘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글로벌 사용자 2억명에 달하는 제페토, BTS 뮤직비디오가 최초 공개된 포트나이트, 앱스토어 게임 매출 1위에 오른 로블록스 등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50조원 수준이던 메타버스시장은 2030년까지 1700조원으로 급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이 메타버스에 이처럼 높은 관심을 갖는 배경은 현실과 가상을 이어주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미래세대의 소통창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 업무에 접목한 사례도 있다. 캐나다의 토론토-도미니온(TD) 은행은 VIP 고객이 지점에서 투자상담 요청 시 AR(증강현실)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시각화해 오프라인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캐피털원은 AR 기반의 자동차 대출 앱을 개발했다. 앱으로 실물 자동차를 찍으면 필요한 대출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에대해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제페토에 KB국민은행의 디지털 지점을 오픈해 이들에게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하나금융연구소도 "메타버스 시대의 금융업은 업무 방식이나 고객 니즈, 서비스에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이 강화된 구조"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MZ세대를 위한 콘텐츠 개발과 복합점포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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