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리뷰] B급 영화 팬들에겐 종합선물세트…'킬러의 보디가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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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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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보디가드2' 23일 개봉[사진=TCO㈜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남긴 말이었다. 장소, 조명, 온도 등 하나하나의 요소로 어떤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의미였다.

그의 말대로 대개 추억은 여러 요소가 뒤섞여 만들어진다. 그날의 날씨, 그날의 기분, 그날 먹은 음식이나 만난 사람들 등등. 모든 요소가 그날의 기억이 되는 셈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떤 영화는 작품이 가진 본질보다 다른 요소들로 재미를 가르기도 한다. 혹평받은 영화가 '대표작(인생작)'으로 등극할 때도 있고, '대표영화(인생영화)'가 다시 보니 형편없게 느껴질 때도 있다.

관객들도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필자는 그날 영화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녹여낸 '최씨네 리뷰(논평)'를 통해 좀 더 편안하게 접근해 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영화를 자주 본다고 밝히면 대체로 비슷한 부류의 질문을 받곤 한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느냐" 혹은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냐"라는 질문이다. 아마 많은 영화 애호가가 같은 질문을 받아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질문을 받으면 어물쩍 넘겨버린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본인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장르(분야)마다 '맛'이 달라서 나름의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은유와 비유로 관객이 사유할 수 있게끔 하는 영화도, 직관적으로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며 즐길 수 있는 영화도 모두 각각의 '맛'이 있다. 아주 과장된 표현을 쓰거나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작품 역시 그렇다. 영화마다 품은 재미가 다른 것이다.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피로감이 몰려올 때 제힘을 발휘하는 건 직관적이면서 오락성이 가득한 영화다. 영화 자체로 즐기기 좋아서다. 요즘처럼 신작 영화가 밀려들 때 선호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직관적이고 오락적이며 영화 흐름을 그대로 따르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닿아있는 영화들.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2'(감독 패트릭 휴즈)처럼 말이다.

경호원 마이클(라이언 레이놀즈)은 미치광이 살인청부업자 다리우스(사무엘 L. 잭슨)의 경호를 맡은 뒤부터 악몽에 시달린다. 다리우스는 마이클의 의뢰인을 제거해 그의 명성을 깎아내렸던 인물. 그의 경호를 맡은 뒤 경호원들 사이에서 굴욕을 당하는 등 그의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져 있다.

극심한 트라우마(사고 후유장애)에 시달리는 마이클에게 상담사는 "모든 걸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라"고 권한다. 마이클은 심적 안정을 되찾기 위해 이탈리아로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마이클은 휴가를 채 즐기기도 전에 다리우스 못지않은 의뢰인과 만나게 된다. 그의 아내 소니아(셀마 헤이엑)다.

소니아는 다리우스가 신혼여행 도중 어떤 무리에게 납치당했다며 마이클만이 그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이클은 강하게 거부하지만, 막무가내인 그를 이길 수 없다. 설상가상 유럽 전역을 위협하는 초대형 사이버 테러까지 얽히며 마이클은 미치광이 살인청부업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유럽까지 구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는다.

'킬러의 보디가드2' 23일 개봉[사진=TCO㈜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킬러의 보디가드'는 지난 2017년 8월 개봉해 1주 만에 북미 수익 3000만 달러를 돌파했고 3주 만에 6000만 달러를 넘어서 북미수익만으로 손익분기점을 채웠다. 전 세계에서 1억 5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대박' 친 작품. 개봉 당시 경호원이 살인청부업자를 경호한다는 독특한 설정과 시원한 활극은 물론 매력적 등장인물과 차진 입담으로 'B급 무비' 마니아들에게 엄청난 호응을 끌어냈다.

2편도 '킬러의 보디가드' 특유의 저속한 유머 코드가 돋보인다. 거침없고 솔직하게 쏟아내는 다리우스와 소니아의 입담과 생각지 못한 순간 터지는 코미디는 전작 팬들에게 반가운 요소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새로운 등장인물 소니아가 만드는 새로운 상황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마이클과 다리우스 그리고 소니아의 관계성을 끝까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경호원이지만 모범생같은 면모로 놀림당하는 마이클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는 '데드풀' '6 언더그라운드' 등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특유의 강약 조절로 인물을 더욱더 매력적이고 재미있게 만든다. 영화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만들며 아무도 따를 수 없는 B급 감성을 다진다.

미치광이 살인청부업자지만 연인 앞에서는 낭만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다리우스 역의 사무엘 L. 잭슨, 거칠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면을 가진 소니아 역의 셀마 헤이엑은 역할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활극과 코미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여기에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사이버 테러를 꾸미는 억만장자 '아리스토텔레스 파파도폴루스' 역을, 모건 프리먼이 전설적 경호원이자 마이클의 양아버지로 등장해 멋진 연기를 펼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막힐 대로 막힌 관객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만한 작품. 경호원과 살인청부업자답게 화려한 총격전도 돋보이지만, 영국 런던에서 시작해 이탈리아 피렌체,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등 유럽 5개국에서 펼치는 자동차 추격전과 수상 활극(액션) 등이 강렬하다. 23일 개봉이며 상영 시간은 117분, 등급은 청소년관람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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