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상장 무산하나?...미 증권당국 7~8월까지 추가 의견 수렴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6-17 14:33
SEC, 올해 3차례 신청 승인 반려...여론조사 등 추가 의견 수렴 추진
암호화폐 시장의 초대형 호재로 꼽히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미국 당국의 상장 승인 전망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올해 또 한 차례 해당 신청 건을 반려하고 의견 수렴을 이유로 오는 7~8월까지 결정을 재차 연기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 외신은 이날 SEC가 미국 금융사 '반에크 어소시에이츠'가 승인을 신청한 비트코인 ETF에 대해 추가적인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뤘다고 보도했다.

SEC는 지난 2013년부터 비트코인 ETF 상장 신청에 대해 반복적으로 승인을 거절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앞서 지난 2월과 4월에 신청 건의 결정을 연기한 바 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반에크 어소시에이츠는 '반에크 비트코인 트러스트'라는 비트코인 ETF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상장을 인가해 달라고 SEC에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 외에도 현재 피델리티, NYDIG 등 총 9곳에서 비트코인 ETF 상장을 신청했다.

SEC는 이날 발간한 규제 안건 보고서에서 "CBOE에 비트코인 ETF를 상장해 달라는 암호화폐 업체들의 요청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오는 7~8월까지 일반 여론조사를 비롯한 각종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는 SEC가 진행할 예정인 설문조사에는 △ETF와 관련된 신탁과 주식이 조작될 수 있는가? △사기와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CBOE의 계획이 있는가? △비트코인은 얼마나 투명한가? △지난 5년 동안 비트코인 시장의 규제가 얼마나 바뀌었나? △전문가들은 CME(시카고 거래소 그룹·CBOE 운영사)의 비트코인 선물 계약의 규모와 규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 등의 질문이 포함해 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시장과 업계는 비트코인 ETF의 상장을 초대형 호재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ETF란 개별 주식과 채권, 원자재(상품) 거래 가격과 이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주요 가격지수가 오르고 내리는 만큼 수익률이 이를 따라가도록(추종하도록) 설계한 금융파생상품의 일종이다.

ETF 상장이 승인될 경우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직접 비트코인을 거래하지 않고도 ETF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쉽고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으로 투자자와 투자금이 더욱 몰릴 수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비트코인 ETF 상장으로 암호화폐에 유입하는 잠재적 투자 수요 규모를 6700억 달러(약 757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암호화폐의 자산 가치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는 향후 암호화폐가 얼마나 번성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금융당국과 의회는 암호화폐 시장이 투자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금융 체계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범죄 세력의 돈세탁과 탈세에도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게리 겐슬러 신임 SEC 위원장의 취임과 동시에 SEC는 암호화폐 시장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취임 당시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투기적이며, 디지털이지만 가치 저장 기능이 부족하다"라고 지칭하며 "매우 변동성이 크고 투자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달 초 미국 하원 의회의 금융서비스소위원회 청문회에서도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너무나도 미흡한 데다, 거래소 중 어느 한 곳도 SEC에 공식 등록을 한 곳이 없다"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와 투자자 보호 장치 구축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진 가상화폐 자산의 주식시장 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상원의 금융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규제론자로도 꼽힌다. 그는 지난달 "어떤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가상자산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면서 "지난달 암호화폐 시장에 나타났던 높은 변동성이 "모든 규제 당국에 경고 신호를 던지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겐슬러 SEC 위원장과 미국 정치권의 분위기를 소개하면서 "비트코인 ETF의 조기 상장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엘살바도르의 엘 존테 마을에서 비트코인 예찬론자 카를로스 보닐라가 비트코인 모형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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