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한계?...코로나19 백신기금 확보에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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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1-06-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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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금액 5조동서 일주일째 제자리...목표액 20% 불과

  • 총리 "지역사회에 협력요청..백신예산 투명하게 집행할 것"

  • 보건부, AZ추가분 300만회 확보...日, 베트남에 백신지원 약속

지난 5일, 베트남 백신기금 출범식이 열린 가운데 팜민찐 총리(오른쪽)가 관계자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베트남이 코로나19 백신기금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백신 구매를 위한 기금 누적액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밑도는 모습이다.

15일 베트남 백신기금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모금 현황은 입금예정액을 제외하고 5조80억동(약 2480억2910만원)을 나타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지난 9일 발표한 모금액 4조8000억동에서 크게 불어나지 않은 수치로 총 모금목표액 25조2500억동의 약 20%에 불과하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 5일, 재무부 산하에 백신기금 관리위원회를 출범하고 올해 1억5000만 회분의 백신을 확보해 전체 인구 9800만명 중 7500만명에게 접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일주일 새 모금액이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당국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실제 베트남 관영언론들은 기금위원회 출범 전후로는 기금 현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서 대다수 관영언론들은 이에 대한 보도횟수가 현저히 줄었고 일부 언론들은 주요 수치들을 아예 빼고 있다.

팜민찐 총리는 이날 정부 발표를 통해 백신 구입을 위한 지역사회 지원을 요청하면서 기금은 친절, 연대, 신앙, 그리고 함께 역경을 극복하고 베트남이 코로나19 확산 위기를 이길 수 있도록하는 동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백신펀드는 예산집행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백신구입, 비용 활용 등은 재무부 소속 국가 감사원 관할 하에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금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백신기금에 참여한 주요기업들은 롱탄골프그룹, 빈그룹, 비엣텔(Viettel), 베트남석유가스그룹(PVN), 베트남전력공사(EVN), VNPT, 국영투자공사(SCIC), 베트남 고무산업그룹(VRG) 베트남 공항공사(ACV), 베트남석유공사 페트로맥스(PLX), 베트남석탄광물그룹(Vinacomin), 국영통신사 모비폰(Mobiphone) 등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베트남 주요 국영회사와 최대 규모의 기업들로 최대 5000억동에서 최소 2000억동까지 기부를 약속하거나 기부를 완료했다.

문제는 모금액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현지의 평가다. 이미 베트남 주요 대기업과 국영기업들은 모두 기부를 마친 상황에서 베트남 국내에서는 더 이상 기부를 진행할 만한 ‘큰손’이 없다는 말이다. 

하노이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기금 모금목표는 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은 베트남이 계속해서 백신 위탁생산에 매달리고 외국에 원조를 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시민들을 통한 풀뿌리 모금액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베트남 국민과 거주 외국인 가릴 것 없이 참여를 독려하는 휴대폰 문자를 매일 3통 이상을 보내고 있다. 공무원의 경우 하루치 급여를 백신기금에 낼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모금액은 아직까지 기업과 단체의 기부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16일까지 문자메시지를 통한 개인 기부액도 160만건으로 약 4000억동에 불과했다.

하노이의 한 시민은 현지매체에 “정부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50만동을 기부했다”면서도 “본인의 향후 접종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통보받지 못했다. 백신기금이 집행내역보다 자세히 공표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보건부는 이날 코백스 퍼실리티(백신구매 공동프로그램)를 통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300만 회분이 추가로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100만 회분이 다음달 초까지 도착하며 200만회분도 오는 3분기까지 도착을 목표로 한다.

또한 화이자 백신도 구매협상을 진행해 3분기 내로 300만 회분을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베트남은 1~4차에 걸쳐 유·무상을 포함해 약 290만 회분의 백신을 외국으로부터 공급받았다.

한편, 일본은 베트남에 AZ백신 잔여분인 100만 회분을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정부공보에 따르면 15일 팜민찐 총리는 주베트남 일본대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 일본에서 공급하는 AZ백신은 16일 베트남에 도착한다. 일본은 지난 4일, 대만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4만 회분을 무상으로 공급한 바 있다.


 

백신기금 참여를 독려하는 베트남 백신기금관리위원회의 공식웹사이트.[사진=베트남 코로나19 백신기금 관리위원회 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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