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제색도 강서구로 보내달라"...구청 직원들, 국민청원 강제 동원

한지연 기자입력 : 2021-06-15 16:18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선 지자체들 핌비현상(지역이기주의)에 내부 조직 동원 '눈살'

[사진=청와대 게시판 화면 갈무리]



강서구청(구청장 노현송)이 겸재정선미술관에 인왕제색도를 유치하기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 투표에 소속 공무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핌비현상(지역이기주의)에 내부 직원들을 강제로 투표에 동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왕제색도>의 겸재정선미술관 유치를 청원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이 진행중이다. 해당 청원은 ‘서울시 강서구 인왕제색도 유치위원회(위원장 김진호)’를 주축으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부에 기증한 겸재 정선 선생의 인왕제색도를 강서구 소재 ‘겸재정선미술관’으로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청원자는 “서울시 강서구는 조선 후기의 화성이자 우리 고유의 화풍인 진경산수를 창안하신 겸재 정선 선생이 양천현령으로 5년간 봉직하신 곳”이라며 “강서구는 겸재 정선 선생과의 인연과 진경산수화를 후세에 계승 발전시키고자 2009년 4월 양천현아가 있던 궁산 자락에 겸재정선미술관을 개관하고 유물수집, 전시, 교육, 학술대회, 문화사업 등 다방면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왕제색도는 겸재 선생의 진경정신과 회화적 기법이 가장 잘 표현된 진경산수화의 진수로서 국립중앙박물관 보다는 겸재정선미술관에 있는 것이 더 적합하다”면서 “겸재정선미술관은 겸재에 관한 최고의 전문 미술관이고, 국립중앙박물관보다 전시횟수가 많아 관람객들의 관람편의성이 증가하며, 정부가 외치는 문화 균형발전 정책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청원이 등록되자 강서구는 구청 홈페이지에 청원 동의를 요청하는 게시물을 띄우고, 청와대 홈페이지를 연결하는 등 투표 독려에 나섰다. 구청 소속 공무원들에게는 강제적으로 투표 독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서구청 한 직원은 "소속 직원들이 전부 강서구 주민도 아니고, 개개인의 생각이 다른데 이런 부분까지 개입하려는 움직임에 오히려 반감이 생긴다"면서 "청원하라는 지시는 수 일전에 내려 왔고, 일부 직원들은 업무의 연장이라고 볼 멘 소리를 내 뱉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국민청원 제도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투표 독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4일 등록된 해당 청원에는 이날 기준 1만1186명이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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