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G20을 넘어 G7으로…세계가 기대하는 한국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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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림 주요 7개국(G7) 협의체 셰르파
입력 202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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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림 주요 7개국(G7) 협의체 셰르파. [사진=외교부]


영국 땅끝마을인 콘월을 다녀왔다. 세계를 주도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콘월에 모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자리했다. 필자는 문 대통령이 G7 정상들과 코로나19, 기후 변화와 같은 글로벌 현안을 진솔하게 논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러 생각에 잠겼다.

지금은 코로나19, 기후 위기, 세계경제 침체가 중첩된 전대미문의 세계적 위기다. 위기는 G7의 리더십(지도력) 발휘를 요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G7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왜일까 자문해 본다. 위기 해결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세계 10위 경제대국,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 혁신과 디지털 강국, 모범적인 방역국가. G7 회의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한국 인구의 대다수는 개발도상국(개도국) 시절을 겪은 세대다. 이들은 한국을 선진국으로 자평하는 데 주저하고는 한다. 하지만, 세계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그것도 선진국 중 선도그룹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콘월에서 G7 정상들과 대등하게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코로나19, 기후 위기, 민주주의 위기 등 현안을 논의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가 바라는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는 추격자 위치에 익숙해져 있지만, 이번 회의 참여는 선도자 위치로 전환되는 계기다.

보건 논의에서 G7과 한국, 호주는 함께 10억 접종분의 백신을 개도국에 지원할 것을 공약했다. 우리는 올해와 내년 각각 1억 달러의 기여를 공약했다. 우리는 또 우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 역할해 백신 공급 확대에 기여할 것임을 전달했다.

기후 변화 논의에서 참여국들은 우리의 '2050 탄소중립' 공약과 신규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 중단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린뉴딜을 통한 녹색전환 노력,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 성과를 공유했다. 의장국은 한국에 이 논의에서 선도발언을 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기후 변화 대응에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한 것이다.

민주주의 논의에서 참여국들은 민주적 가치를 증진하고 세계로 확신하자는 하나된 목소리를 '열린 사회 성명'으로 담아냈다. 한국도 이에 동참했다. 신기술 개발에 대한 국제 규범 논의 과정에서 공유하는 가치가 반영되도록 G7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기술 선도국인 한국에 의미 있는 성과다.

혹자는 국내도 힘든데 나라 밖을 도와줄 여력이 있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에서 보듯이 다른 나라의 위기는 바로 우리의 위기이기도 하다. 개도국의 위기 극복과 성장을 지원하고, 자유무역체제 강화를 위해 협력하면 세계경제 회복,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같이 대외 경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더욱 그렇다.

이번 회의에서 G7이 복원되는 모습을 봤다. 이번을 계기로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 나간다면 우리 외교 지평도 더욱 확장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필자는 G20 정상회의에도 몇 차례 참석한 바 있다. G20에는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섞여 있다. G7 국가들과 우리의 입장 및 위상이 동질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아니다. 콘월에서 G7 국가들도 같은 생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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