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증가·여행 안전권역 발표에 힘...해외여행 수요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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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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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파크투어 제공]

#직장인 김진용씨(35)는 최근 홈쇼핑을 통해 이탈리아 일주 여행상품을 예약했다. 김씨는 "백신 접종률이 올라하고, 서서히 국경을 열고 한국인 여행객을 받기 시작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등 막혔던 해외여행길이 서서히 재개될 조짐을 보이자,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전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자가 1000만명을 웃도는 등 백신 접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한국인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도 속속 눈에 띄는 등 굳게 걸렸던 해외여행 빗장이 풀릴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 억눌린 여행심리가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싱가포르·대만·태국 등 방역 안전국가와 여행 안전권역(트래블버블) 추진 계획을 알린 것도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오는 7월부터는 해외 단체여행 목적의 출입국이 허용된다. 특히 여행 안전권역이 실현되면 출국 후 자가 격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고, 귀국해서도 격리를 면제 받을 수 있는 만큼 여행수요는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1차 접종자 1000만명 돌파··· 해외여행 재개 기대감 고조

국내 백신 1차 접종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누적 1차 접종자는 1138만7256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작년 12월 기준 5134만9116명)의 22.2%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30세 이상 60세 미만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이 맞은 얀센 백신은 시작 이틀 만에 접종률 50%에 육박했다. 

백신 접종자 증가세와 정부의 안전 여행권역 추진 발표에 여행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뒤 2주가 지나 출국했다가 입국했을 때 검역 과정에서 시행한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기침·인후통 등의 의심 증상이 없으면 자가격리를 면제받는다. 

백신 접종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 괌, 사이판, 몰디브, 프랑스, 폴란드의 경우에는 백신접종 증명 서류만으로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당초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없었던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의 경우에는 입국 시 제출해야 하는 코로나19 신속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를 백신접종 증명서로 대체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국인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여기에 국가 간 여행 안전권역이 실행되면 해외여행 장벽이 상당 부분 걷힐 것"이라며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신 맞고 떠나자! 여행사 상품판매 '사활'

여행업계는 모처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르면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자, 여행사들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7월 12일 프랑스 파리로 출발하는 단체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판매한 첫 단체여행 상품이다. 상품 예약을 확정 지은 이는 11일 기준으로 8명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예약자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 안전권역 추진 후보지인 괌의 경우 8월 14일과 18일, 9월 18일 출국이 확정됐다. 예약 인원은 140명에 육박한다. 참좋은여행은 이달 중으로 대만과 싱가포르 여행 상품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실시간 항공권 판매금액을 동결한 '얼린 항공권'으로 인기를 끈 인터파크투어는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항공권, 호텔·리조트, 묶음 상품 등을 판매하는 '얼린 여행 상설관'을 마련하는가 하면,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스위스·동유럽 5국 8일', '독일+체코 2국 8일, '동유럽·발칸 5국 10일', '서유럽 4국 10일' 등 다양한 유럽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고객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모든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 여행 재개 준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오는 가을에는 유럽 전세기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 여행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공개한 노랑풍선은 오는 15일 상품 출시를 목표로 안심여행 기획전을 준비 중이다. 백신 접종자에 한해 갈 수 있는 국가와 접종을 하지 않고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만 있으면 갈 수 있는 국가로 나눠 상품을 판매한다. 

앞서 노랑풍선이 지난 6일 밤 CJ온스타일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한 '유럽 인기 일정 3선' 묶음 상품은 전파를 탄 1시간여 동안 5만2000명이 예약·결제를 했다. 이날 방송에서 결제된 금액은 200억원을 웃돈다. 우리나라 홈쇼핑 판매 여행상품 사상 최대 실적이다. 상품 구입고객이 노랑풍선에서 항공권까지 예약하면 총 판매금액은 1000억원이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노랑풍선 측은 기대했다.

하나투어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지난 5월 출시한 두바이, 몰디브, 스위스, 하와이 등 4개 지역 여행상품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몰디브는 코로나19 사태 후 첫 허니문 고객도 나왔다. 그동안 학업과 출장 목적의 수요를 제외하고 순수 여행목적 수요는 전무한 상황이었던 만큼 사실상 '첫 해외여행 수요'인 셈이다. 

몰디브로 출발한 고객은 지난해 가을 결혼해 몰디브 신혼여행 상품을 예약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취소했다가, 이번에 재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변이 바이러스 등 우려··· 조심스럽다는 입장도 

물론 해외여행 재개가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행지역과 운항 편수 등에 제한이 많은 데다 백신 접종에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돌파 감염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 여행수요 계층인 20·30세대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항체가 형성되려면 시일이 지나야 하고, 접종 이후에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도 속속 나오는 상황. 더구나 자칫 해외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도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한 만큼 단체여행 자체가 집단감염의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잠재적인 해외여행 수요는 크지만 아직은 변이 바이러스 우려 등으로 고객 유입이 많지 않다"며 "해외여행이 좀 더 활성화되려면 오는 9월이나 10월 정도는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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