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소외층 급증] 직원 둔 자영업자, 가장 아팠다…코로나 이후 11% 사라져

직원 5인 이상은 22% 감소…일용직 전환 7.3%·실업자 25.4%로 뛰어

전반적인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자영업자들의 고용 부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코로나19 직격탄'에 따라 저수익과 임대료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사이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은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전체 고용 회복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올해 5월을 기준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코로나 확산 이후 최대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코로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에 비해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탓에 경제적 충격이 컸기 때문이라고 한은 측은 추정했다.

고용 규모별로 볼 때 고용 인원이 많을수록 자영업자가 받는 충격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5인 이상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최대 22% 감소했으나, 5인 미만을 고용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최대 10% 줄어드는 데 그쳤다.

코로나 사태 이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들이 임금 근로자나 미취업으로 전환하는 경향 또한 나타났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 고용상태에 변화가 있는 자영업자 중 임금 금로자로 전환된 이들은 전체의 31.1%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전년과 비교해 4.1%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임금 근로자로 전환된 이들의 고용의 질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악화됐다. 상용직 일자리를 구한 이들(23.8%)이 1.3% 포인트 늘어난 데 반해 임시 일용직을 택한 이들(7.3%)은 2.8% 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미취업(비경제활동인구 및 실업자)으로 전환한 자영업자 또한 25.4%로 전년 대비 1.3% 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5인 이상, 9인 이하를 고용한 자영업자의 비중은 전체 자영업자 중 25.2%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고용한 직원이 전체 자영업자 고용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9%에 달한다.

특히 자영업은 폐업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고용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영업자의 고용 상황이 고용회복 경로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보상을 둘러싼 진통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시행 이전에 입은 피해에 대해 소급 적용하는 대신 기타 법률을 활용해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야당은 손실보상법에 '소급 적용'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맞서는 중이다.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