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미래 없다” JY ‘소재 국산화’ 집념, 결실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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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6-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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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일본 정부, 3개 소부장 제품 수출 규제 이후 2년 만 성과

  • 백광산업과 '고순도 염화수소' 개발 성공...이르면 연내 생산라인 투입

“우리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더해 소재·부품·장비의 공급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된다면 반도체 제조 강국 대한민국을 아무도 흔들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당일인 2019년 11월 22일 천안의 한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찾아 소부장 산업의 극일(克日·over-Japanese : 일본을 이기자)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일본 정부가 그해 7월 불화수소·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불화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앞다퉈 ‘소재 국산화’에 속도를 냈다. 낮게는 44%, 높게는 94%에 달할 정도로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이들 3개 품목의 국산화는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4월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하한 EUV(극자외선)공정 7나노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는 유독 일본 의존도가 커 국산화가 시급했다. 이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가공하고 그 위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핵심 소재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전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가 사용하는 불화수소 수입량의 44%가 일본산일 정도로 의존도가 심각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달아 일본산 액체 불화수소 비중을 줄이고 독일산 등으로 거래처 다변화를 꾀했다. 이와 동시에 기업들은 국산화 작업에 박차를 가했고, 지난해부터 솔브레인, SK머티리얼즈 등이 속속 국산화 성과를 냈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도 작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한 중견기업(백광산업)과 손잡고 ‘고순도 염화수소’의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고순도 염화수소는 앞서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한 3개 품목은 아니지만,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웨이퍼에 그려진 반도체 회로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을 부식시켜 깎아내는 식각(蝕刻)액으로 없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협력사인 솔브레인을 통해 일본 토아고세이, 독일 린데 등의 제품을 수입해왔는데 작년에만 약 570억원을 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고순도 염화수소를 자사 반도체 설비에 실제 적용하는 품질 테스트를 마쳤다”며 “다만 생산라인에 본격적으로 사용할 시점은 현재로선 미정이다. 연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성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해온 소재 국산화를 향한 쉼 없는 행보가 맺은 결실로 해석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1년을 맞은 2020년 5월 소부장 분야 현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소재 국산화를 향한)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 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22일 오전 천안 MEMC코리아 공장에서 불화수소 에칭 공정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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