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요기요 거대 플랫폼의 탄생]① 10년 만의 대형 플랫폼 M&A, 쟁점은?

임애신 기자입력 : 2021-06-08 00:05
공정위, 딜리버리히어로SE에 요기요 매각 후 배민 인수 결정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공정거래위원회 요구를 받아들여 한국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을 인수하기 위해 2위 '요기요'를 매각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픈마켓 간 기업결합인 이베이와 G마켓에 이어 10년여 만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라는 공통 플랫폼이 탄생한다.

강지원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8일 '플랫폼 M&A와 독·과점: 배달앱 기업결합 사건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비대면 거래의 일상화와 플랫폼 사업자의 규율 강화를 위한 입법 논의와 규제 당국의 법 집행이 활발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1년간의 심사 끝에 플랫폼 기업결합 사건의 중요한 선례로 남을 배민·요기요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국내 배달앱 시장 2위인 요기요와 3위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계 글로벌 배달 앱 사업자인 딜리버리히어로 SE가 업계 1위인 배민의 운영업체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조치를 부과했다.

대형 플랫폼 간 M&A가 활발하지 않아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결례가 축적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 기업결합은 2009년 오픈마켓 간 기업결합인 이베이와 G마켓 이후 10여 년 만의 사례다. 두 사건 모두 기업결합으로 90%대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는 공룡 플랫폼의 탄생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강 조사관은 "입점 음식점과 소비자 간 음식 주문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중개하는 배달앱 서비스와 전화 주문,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자체 주문 앱, 일반 인터넷 검색서비스 등이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시장 획정의 쟁점이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배달앱이 다른 주문 수단과 차별화되는 기능으로 인해 소비자·음식점 측면에서 모두 다른 서비스와 대체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관련 상품시장을 배달앱 시장으로 한정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배달앱이 제공하는 다양한 음식점 정보와 검색·주문·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편의성과 입점 음식점 전체에 적용되는 할인 혜택의 유용성 때문에 전화 주문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하다가도 배달앱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음식점 측면의 경우 배달앱은 더 넓은 지역에서 많은 소비자에게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단지 등 기존의 홍보수단과 차별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배달앱은 거래 정보를 분석해 개별 소비자의 선호도에 맞춘 마케팅 서비스를 음식점에 제공해 매출 증대에 기여한다. 다른 광고 수단이나 판로와의 대체 가능성이 적다고 공정위는 봤다. 

지역은 전국 시장을 획정했다. 배달앱 서비스 지역을 제한하는 법적 규제가 존재하지 않고, 주요 사업자들 대부분이 전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배민과 요기요의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 제한성 심사도 이뤄졌다. 양사는 음식점 정보, 편리성, 할인 혜택 등에서 소비자 선호가 높은 1·2위 업체다. 공정위는 두 회사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 소멸이 가격 인상의 유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두 회사는 자사 점유율이 상대보다 열세인 지역일수록 주문 건당 쿠폰 할인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 역시 입점할 배달앱을 선택할 때 광고비·수수료 등의 가격 요인보다는 주문 건수가 많은 1·2위 사업자인 두 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 자산과 관련해서는 두 회사의 방대한 주문·배달 거래정보의 결합을 통한 경쟁사와의 정보자산 격차 확대가 문제로 부상했다.

강 조사관은 "배달앱이 소비자 주문 행태에 관한 정보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타깃 마케팅 기능도 향상돼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며 "음식점들은 더 많은 소비자가 몰리는 배달앱 입점을 희망하기 때문에 이는 곧 배달앱의 음식점에 대한 협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결합 당사회사의 협상력이 강화됨에 따라 그동안 음식점 유치를 위해 무료로 제공하던 마케팅 정보의 품질을 낮추거나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등 비가격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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