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의 남양유업 인수가 '굿딜'로 평가받는 이유

박기범 기자입력 : 2021-05-31 00:01
남양유업을 3000억원 대에 인수한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에 시장 관계자들은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식료품 업계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낮더라도 지금보다 충분히 더 높은 가치로 충분히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 53.08%을 한앤코에 3107억2916만원에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82만원 수준이다. 인수 전 남양유업의 주가가 35만~40만원 선에서 횡보하고 있던 점을 고려할 때 다소 높은 가격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간 남양유업의 여러 이슈에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지난해 실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남양유업은 연결 기준 매출액 9489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 771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마이너스 18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 상각 전 영업이익은 531억원이다. 게다가 1400억원의 현금이 있는 가운데 차입금은 300억원에 불과해 배당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남양유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2019년 기준으로 인수가격의 에비타 멀티플을 적용하면 5배 전후다. 유사기업인 매일유업의 에비타 멀티플 5.2배와 유사한 수준이다.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은 없는 셈이다. 지난 28일 남양유업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남양유업의 잠재력을 함의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잠재력까지 반영한 조정 EBITDA를 두루 고려해 가치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정 EBITDA는 거래당사자들만 알겠지만, 남양유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오너리스크를 거의 제거하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64년 설립된 남양유업은 국내 2위 우유 업체로 △불가리스 △맛있는 우유·두유 △초코에몽 △임페리얼 XO(분유) △몸이가벼워지는시간17차 등을 제조·판매한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성장하진 않았지만, 2010년대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냈다. 업계 최고 수준의 매출을 10년 이상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대리점주 '갑질 논란 △창업주 외손녀 마약 투약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과 논란 등으로 시장의 평판은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고 결국 지난해에는 11년 만에 매출액 1조원을 넘지 못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이란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업력, 설비시설 등 인프라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앤코는 식음료 포트폴리오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 2013년 한앤코는 유동성 위기를 겪던 웅진그룹에서 약 950억원에 웅진식품을 인수한 뒤 5년 후 2018년 웅진식품의 지분 74%를 대만 식품회사 퉁이그룹에 2600억원에 매각했다.

시장에서는 한앤코가 충분히 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악화된 대고객 브랜드 포지셔닝을 턴어라운드 시켜야 할 마케팅 부담 △내부 조직 재편 및 인적 쇄신 부담 △대리점주의 몫을 챙겨줘야 할 가치사슬 재편 부담 등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추가 비용이 예상되기에 사실상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거래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합의된 가격이 너무 낮다 보니 일종의 파킹딜(Parking Deal)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 피킹딜이란 콜옵션과 같이 지분을 되사들이는 조건 등을 달아 제 3자에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매각가가 낮으면 주식 양도세가 줄어든다. 또한 남양유업 홍 회장에 M&A 자문업계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 건 널리 알려진 일이다. 물론 공시에는 콜옵션 조항이 없다.

하지만 홍 회장이 다시 남양유업을 되산다고 가정하면 5년 뒤가 될 것이다. 현재 1950년 생인 홍 회장은 그때가 되면 80세를 바라보게 된다. 또한 과거 남양유업의 오너리스크 사례가 또다시 수면 위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킹딜 대해 한 IB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이거나 논리적인 포인트가 아니고, 패밀리가 회사를 오랫동안 운영해왔기에 정서적으로 파킹딜을 의심할 수는 있다"라며 "홍 회장이 70대인 고령인 점, 향후 되사왔을 때 예상되는 사회적인 지탄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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