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의 베트남 ZOOM IN] (28) 국민 축제의 한마당 베트남 선거

안경환 한국글로벌학교(KGS)이사장, 전 조선대교수입력 : 2021-05-25 13:49
안경환 하노이 한국글로벌학교(KGS) 이사장

{안경환 한국글로벌학교(KGS)이사장]



베트남 전역에서는 5월 23일 07:00-19:00까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5년 임기의 베트남 국회의원과 각급 지방 인민의회 의원 선거가 실시되었다. 각급 지방 인민의회는 하노이, 호찌민시, 하이퐁, 다낭, 껀터 등 5개 중앙정부직할시와 성(省), 군(郡)‧현(縣), 동(洞)‧면(面) 단위의 인민의회를 말한다. 최남단 까마우성의 땅끝 마을 덧무이(Đất Mũi)에서부터 최북단 하장성의 룽꾸(Lũng Cú), 동해상의 호앙사 제도와 쯔엉사 제도에서 국토방위로 복무 중인 해군 장병들까지 전국 84,767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69,198,594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거국적인 국민축제가 되었다. 선거를 국민축제로 승화시켜 국민 단합을 도모하는 베트남 정부의 발상이 돋보인다.

소수민족들은 형형색색의 민족의상을 입고 투표소 앞에서 춤과 노래로 흥을 돋우었다. 선거는 기업과 근로자들의 경제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반드시 일요일에 실시한다는 선거법에 따라, 18세 이상의 전 국민이 축제 분위기 속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제를 바르고, 일정 거리를 두고, 순서에 따라 투표소에 입장하여 질서 정연하게 선거가 진행되었다. 매 5년마다 한 번씩 시행되는 이번 선거는 총 184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500명, 중앙정부직할시‧성(省) 인민의회 4천여명, 군(郡)‧현(縣) 2만여명과 24만명의 동(洞)‧면(面) 단위 인민의회 의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95.65%를 기록하여 2016년 98.77%보다 약간 낮았다. 그러나 까오방(Cao Bằng) 박깐(Bắc Kạn), 디엔비엔(Điện Biên), 하장(Hà Giang), 바리아-붕따우(Bà Rịa-Vũng Tàu) 는 투표율이 99%, 산악지방인 랑선(Lạng Sơn), 라오까이(Lào Cai)성은 99,98%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것은 입원 중이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도 투표함을 들고 다니면서 투표하도록 하고, 손을 쓸 수 없는 사람은 의견을 타진하여 대신 투표하여 주고, 출장 중인 사람은 사전에 신고하고 위임을 받은 가족이 대신 투표해 준다.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권이 발생할 수가 없다. 국회의원 선거법 1장 1조에 나오는 보통, 평등, 직접, 비밀의 투표 4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투표율이 높은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 15대 선거를 현장에서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선거법에 따라 베트남 선거는 반드시 일요일에 실시한다는 점이다. 둘째, 입후보자들이 개별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베트남에서는 선거운동원을 볼 수가 없다. 셋째, 선거인 명부 확인은 투표소에 유권자명단을 게시해 놓으면 유권자가 직접 확인을 한다. 선거인 명부 옆에는 입후보자들의 사진과 함께 소개서가 A4용지 규격으로 나란히 부착되어 있다. 넷째, 선거법 59조에 따라 신체적인 장애나 연로하여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유권자를 위해서 선거관리 요원들이 투표함을 가지고 개별 방문을 해서 투표를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다섯째, 선거법에 명시된 선거의 원칙인, 보통, 평등, 직접, 비밀투표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출장을 가게 되면 사전에 거주지 관할 선거사무소에 투표 위임 신고를 하고 위임받은 사람이 대신 투표를 할 수 있다. 만약 출장자가 사전 신고 후 출장지에서 투표를 하며, 이 경우는 자신의 거주지 선거구의 입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게 아니고 출장 지역의 입후보자에게 투표를 하게 된다. 여섯째, 입후보한 사람들 가운데 선거구별로 3-5명을 선출하는 대선거구제이다. 유권자는 색깔이 다른 투표용지에 국회의원, 시의원, 군‧현 의원, 동‧면 의원을 선출하는 인원만큼만 남겨두고 나머지 인원은 줄로 이름을 지우는 방식이다. 일곱째, 완전한 선거공영제로 입후보자들은 선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개별적인 선거운동원을 쓸 수가 없고, 조국전선에서 주관하는 입후보자 소개 집회에서만 자신의 정견을 피력할 수 있고, 가정 방문이나 개별적인 선거유세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덟째, 유고로 인하여 궐석시 의원의 잔여 임기가 2년 이하면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는다. 아홉째, 투표가 종료되면 투표소에서 바로 개표를 실시한다. 투표용지를 색깔별로 분류하여 수작업으로 개표와 검표를 하여 최종 집계를 선거관리 위원회로 통보한다. 수작업으로 개표를 하고, 전국적으로 집계를 하는 데 시간이 걸려 당선결과는 늦어도 투표일로부터 20일 후인 6월 12일에야 발표된다. 열째, 투표가 끝나면 투표소에서 즉시 투표 완료 확인증을 발급해 준다. 당선 기준은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 가운데서 최다 득표자부터 선거구별 의원 정수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된다. 가장 많은 득표를 했더라도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하면 낙선이다. 때문에 선거구별로 의원 정수보다도 적은 인원이 선출될 수도 있다.

국회의원 및 각급 인민위원회 의원들은 지역구 주민들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지역구 행정 당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의회에 전달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의원들은 법률을 제정하고 감독, 당의 정책 결정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문성과 정치적인 역량을 개선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조국전선에서 종합 판단하여 국회의원 입후보자를 선정하고, 국민들에게 알리며, 선거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하고, 임기중 업무능력을 평가하여 차기 의원선거에 공천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코로나-19의 확산 위협 속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는 베트남의 완벽한 선거관리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한 선거였다.

이제 국회의원과 각급 행정단위의 국민대표가 선출됨으로써 지난 2021년 1월에 개최된 제13차 전국대표자회의에서 선출된 총서기, 국가주석, 총리와 국회의장 등 4대 지도자 선출에 이어 2026년까지 베트남을 이끌고 갈 지도층이 완성되었다. 1986년 도이머이 정책을 표방한 지 35년이 되었다. 지난 35년간 외국인 투자에 힘입어 베트남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어 이제 1975년 통일 이후 경제가 극도로 어려웠던 시기의 베트남이 아니다. 새 지도부의 임기 중인 2025년에 베트남 통일 50주년을 맞이한다. 2030년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고, 2045년에는 건국 100주년이 된다. 새 지도부는 530만 당원을 주축으로 54개 민족의 힘을 결집하여 “국민이 잘살고, 부강한 나라, 민주‧공정‧문명 사회” 건설을 향한 도움닫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베트남은 자신감을 회복하였다. 이는 애국심이 투철한 훌륭한 정치지도자를 선별하여 입후보자로 추천하는 조국전선의 역량에서 비롯되었다. 코로나 이후 베트남의 비상이 주목된다.


 

[하노이 남뜨리엠군 제3선거선거구 전경, 안경환 이사장 제공]







 

[응우옌푸쫑 총서기가 5월 23일 하노이, 하이바쯩군 제4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안경환 한국글로벌학교(KGS)이사장, 전 조선대교수  thongnha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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