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대란] 정부마저 뾰족한 수 없어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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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5-2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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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 급등에 이어 철강 품귀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중소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진 탓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뾰족한 해법이 없어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들어 철강제품 수급 문제를 주목하고 긴급 점검에 나섰다.

지난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철강협회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를 소집해 철강제품 품목별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전망 등을 논의했다. 이어 13일에는 기계·조선·기자재 등 철강제품 수요 기업을 소집해 애로사항을 검토·취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정부가 사태파악에 나선 것은 철광석 가격 급등에 이어 철강제품 품귀현상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중국 상하이항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t)당 226.46달러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말 91.13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5개월 만에 2.5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조달청이 공공 발주한 교량을 건설하던 한 건설사는 이달 들어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조달청마저 교량에 활용돼야 할 철근(봉강)을 제때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철광석 가격 급등을 놓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각국이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면서 철강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반면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이던 중국이 대기오염 규제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공급 부족이 일거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에서다. 중국은 대기오염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이외 글로벌 주요 철강사들도 생산을 확충할 만한 설비를 늘리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가격적인 부분도 문제지만 국내 산업계에서는 공급 부족의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제철은 국내 기업의 철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비 풀가동 및 최대 생산을 통한 공급량 확대에 노력 중"이라며 "특히 수급난이 심화된 중소기업에 원활히 철강재가 공급될 수 있도록 유통시장 모니터링 및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철강업계와 철강제품을 활용하는 전방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철강 시장의 공급과 수요 문제를 국내 정부가 나서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출되는 철강제품을 국내 전방산업에 일부 돌리는 정도가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의 한계 같다"며 "철강 유통시장은 글로벌 수요과 공급의 영향을 받고 있어 국내의 일만 단독으로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제철소에서 생산 중인 철강제품. [사진=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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