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윤, '백발모델'로 인생 2막… "파리 런웨이 꿈꾼다"

이보미 기자입력 : 2021-05-17 18:32

시니어 모델 박정윤 씨가 17일 아주경제와 만나 "런웨이에 설 때마다 심장이 뛰고, 다른 모델과 같이 활동하면서 인생에 활력소가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백발 모델 박정윤 씨는 요즘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이순에 가까운 나이에도 프랑스 파리 패션쇼에 당당하게 서는 꿈을 꾼다. 모델계까지 불어닥친 '액티브 시니어(활동적 장년)' 바람은 '모델은 어려야 한다'는 공식을 깨고 있고, 중·장년을 고리타분한 존재로만 치부하던 2030도 액티브 시니어에 열광한다.

17일 본지는 제이액터스 시니어모델인 박정윤 씨를 만나 늦깎이 패션모델 데뷔기를 들어봤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워킹을 처음 시작한 박정윤 씨는 올해 59세로, 한 달 전 '제2회 한국모델협회(KMA)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패션모델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델 단체인 한국모델협회가 주관한 행사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모델 30명이 런웨이에서 기량과 미모를 겨뤘다.

박정윤 씨는 어릴 적부터 큰 키에 서구적인 외모로 가는 곳마다 주목을 받았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델을 꿈도 못 꿨다고 한다. "그때는 그럴 틈이 있었나, 먹고 살기 바빴지." 대신 박정윤 씨는 젊은 시절 다양한 직장생활과 사업을 경험했다. 지금도 부산에서 낙지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과 서울 왕복 최소 5시간. 매주 월요일 오후 서울 서초동 제이액터스 사무실에서 열리는 두 차례 수업을 들으려면 부산에서 꼭두새벽부터 준비하고 나서야 한다. 그래도 박정윤씨에게서는 지친 기색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 반이면 열차에 오른다"며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설레 힘든 줄도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박정윤 모델이 지난달 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그랜드모스에서 ‘제2회 KMA 시니어모델 선발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사진=제이액터스 제공 ]

화려한 데뷔와 성공 이면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인터뷰 내내 꼿꼿했던 자세만으로도 평소 연습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박 씨는 “워킹 연습을 하면서 남 같으면 6년은 걸렸을 거리를 최근 1년 사이 걸었다”며 “요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무조건 1시간 30분가량 걷는다”고 했다. 

6년 전 암 투병으로 하얗게 센 백발은 이제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정윤 씨는 “대상 수상에 흰 머리가 큰 몫을 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며 “런웨이에 설 때마다 심장이 뛰고, 다른 시니어 모델과 같이 활동하면서 인생에 활력소가 생겼다”고 말했다.

덕분에 체력적인 자신감도 예전보다 더 커졌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은 무대에 서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많은 관객이 패션쇼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런 시니어모델의 열정에 정부 정책과 사회적 제도가 뒤따르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정윤 씨는 “정부나 지자체에 시니어 모델이 설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코로나만 끝나면 파리 런웨이에 서고 싶어요.” 그의 인생 역정은 이미 반세기를 훌쩍 넘겼지만, 패션 모델로서는 첫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 받는 모델이 되는 게 꿈이라는 박정윤 씨는 오는 10월 캐나다 밴쿠버 패션쇼에 서는 것으로 국제무대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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