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올해 만기도래 부채만 1367조... '디폴트'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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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5-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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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달러 부채 규모보다 역내 위안화 부채 규모 커

  • 역내 부채 우선 처리하면 달러 채권 디폴트 가능성 더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기업들이 올해 갚아야 할 부채가 천문학적 규모에 달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천조원에 달하는 역내 위안화 채권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일부 기업들이 해외 부채 상환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커 달러 채권 디폴트 우려는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중국 기업들의 역내 만기 위안화 채권 규모는 무려 7조8000억 위안(약 1367조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중국 기업들이 갚아야 하는 역외 미국 달러 채권 1180억 달러(약 133조원)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외국 투자자들은 역외 시장에서 외화 채권을 주로 거래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역내 부채 상환이 우선시될 경우, 역외 채권보유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월 채무 디폴트를 선언한 중국 토지부동산 분야 대기업인 화샤싱푸(華夏幸福)의 사례가 꼽힌다. 화샤싱푸는 최근 5억3000만 달러의 역외 채권에 대한 상환을 서두르지 않았다. 역내 채권 상환이 더 시급했기 때문이다. 화샤싱푸의 채권 보유자인 블랙록과 HSBC의 관계자는 "화샤싱푸 측은 당시 국내 부채가 먼저 처리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고 FT에 귀띔했다. 현재까지 화샤싱푸의 역내 디폴트 규모는 194억2000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유기업은 중국 정부가 지원한다'는 통념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 기업의 디폴트를 우려하는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이유다.

최근 중국 국유 부실채권 인수회사 화룽(華融)자산관리는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자금난에 빠졌는데, 화룽자산은 중국 재정부가 57%의 지분을 가진 국영 금융기관이다. 물론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이 구제에 나섰지만, 화룽의 디폴트는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디폴트 허용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의 역내 디폴트 처리가 굉장히 더디다는 점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중국기업 담당 장순청 부국장은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국 달러채권 디폴트를 선언한 중국 기업 중 5분의1만이 디폴트 이후의 절차를 이행했다”며 “중국 내 디폴트 처리는 중국 법원을 통해 처리되는데, 이는 해외 디폴트 처리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에 시행한 경기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금융구제 당국은 부동산 관련 대출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보고, 부동산 대출 총량을 규제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디폴트 리스크가 큰 기업들 중 대다수가 부동산 개발 업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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