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선택과 집중] ①“씨티은행 인수 NO…막대한 퇴직금 매력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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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05-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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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30명 직원 퇴직금 정산…손익분기점까지 10년

  • DGB “인건비 인센티브 없이는 고민 조차 안해”

대구 수성구 소재 DG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DGB금융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한국씨티은행의 잠정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 DGB금융지주가 통매각 방식을 놓고 “인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900명이 넘는 씨티은행 소매금융 담당 직원들의 인건비와 퇴직금 부채가 가장 큰 걸림돌로, 관련 인센티브가 없다면 DGB금융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은 ‘제로’인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 인수 후보군으로 같은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을 비롯 OK금융그룹과 DGB금융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중 지주사 체계를 갖추고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탄탄한 DGB금융을 인수 후보 1순위로 예상하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현 시점의 통매각 방식을 둘러싼 DGB금융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의 순익이 신통치 않은 상태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씨티은행 직원들의 보수를 고스란히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씨티은행 당기순이익은 정점을 찍었던 2018년 3074억원에서 2019년 2942억원, 지난해 1875억원으로 매년 급락하고 있다. 특히 작년 기준 소매금융으로 분류되는 개인·커머셜부문 순익은 148억원에 불과, 기업금융(IB) 부문 대비 10분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씨티은행 직원들의 1인 평균 연봉이 1억1200만원에 달하고, 퇴직금도 누진제로 적용되는 이상 인수자의 비용 부담은 예상치를 넘어선다는 분석이 따른다. DGB금융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씨티은행 인수가격을 2조원 가량으로 예상했다.

또 930여명의 소매금융 담당 직원들의 퇴직금 등을 산정했을 때 손익분기점을 넘는 시기는 인수 이후 최소 10년이 지나야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울러 DGB금융 내부적으로는 씨티은행의 브랜드 사용기한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영업 네트워크가 강점인 씨티은행의 브랜드를 향후 수 년간 사용할 수 있어야 DGB금융의 서울권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이 같은 옵션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씨티은행 인수에 참여할 뜻이 없다는 것이 DGB금융의 공식 입장이다.

DGB금융 측은 “1조원 이상 들어갈 막대한 퇴직금 부채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씨티은행 인수는 전혀 메리트(이익)가 없는 판”이라며 “별도 옵션이 있다면 고민해 볼 여지는 있으나, 현재처럼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에서는 전혀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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