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가 뽑은 별별 명장면] '시험' 같았던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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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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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기사는 영화의 결말·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복' 배우 공유[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다음 기사는 영화의 결말·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들이 직접 고른 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영화 속 한 장면과 그 안에 담긴 의미, 영화에 얽힌 일화 등을 이야기하는 꼭지다. 이번 주인공은 영화 '서복'의 공유다.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은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 질문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동행하며 감정을 공유하고 혼란을 느끼게 된다.

"엔딩 장면을 찍을 때 고생이 많았어요. 정말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거든요."

공유는 영화 '서복'의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마지막 기헌의 선택을 언급했다.

극 중 공유는 뇌종양을 앓고 있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을 연기했다. 과거 사건으로 사고 후유장해(트라우마)를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던 기헌은 복제인간 서복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라는 임무를 받는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기헌은 영원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서복을 보며 혼란한 감정을 느낀다.

"끝 장면을 찍을 때 '나라면 어떨 것 같냐'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당시 상황에 놓이니까 순간,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어서 정말 힘들더라고요. 영화에서 보이는 장면은 실제 제가 느낀 것보다 호흡이 짧았어요. 고민 이상의 것을 하게 되더라고요."

영화 말미 서복은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연구실로 돌아간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서복은 분노하고 이들을 응징하려 한다. 서복은 자신의 폭주를 기헌이 막아주길 원하고 기헌은 자신의 삶을 쥐고 있는 서복에게 총을 겨눈다.

"서복이 기헌에게 '끝내 달라'고 부탁하죠. 아이러니하게도 기헌에게는 일종의 시험이었어요. 그 장면이 중의적인 게 서복은 영생을 끝내야만 평안을 느끼잖아요. 기헌은 서복이 있어야만 살 수 있고요. 마치 서복이 절대자처럼 유약한 인간을 시험하는 것 같았어요. 바닥에 떨어진 총을 줍기까지가 정말 힘들었어요. 그 안에는 기헌의 심정도 있고 그를 연기하는 공유의 심정도 있었던 거죠. 그 장면을 두고 감독님께 무슨 말까지 했느냐면 '총을 들고 서복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기가 너무 힘들다' '총구가 저를 향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어요. 제 감정이 그렇더라고요."

[사진=CJ E&M 제공]


극 중 기헌은 영화 '서복'을 보는 관객들의 '눈'이다. '서복'이 여타 공상과학영화(SF)와 다른 점은 관찰자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관객들이 기헌이 느끼는 고통을 함께 느끼고 그처럼 통증에 시달리며 피폐해지길 바랐죠. 서복이 기헌에게 던지는 질문은 곧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에요. 내가 기헌이 되어 서복의 질문을 고민해보길 바랐죠."

공유는 기헌이 지금보다 더욱더 어둡고 예민한 인물처럼 보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완성작을 통해 보인 기헌보다 예민하고 날카롭기를 바랐다는 것.

"제가 생각했던 기헌은 지금보다 더 어두웠어요. 훨씬 더 말수도 적고 타인에게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난폭했죠. 그 정도로 어둡고 겉돌이(아웃사이더) 같은 인물을 생각했었어요. 감독님과 부딪친 부분이죠. 감독님께서는 '오히려 너무 영화적인 인물처럼 보일 것 같다'라고 우려하셨어요. 살아 숨 쉬는 느낌, '우리'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셨죠. 그가 시한부로 살면서 오락가락 피폐해졌을 수는 있다고 설명하셨어요."

한편 영화 '서복'은 지난 14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공개됐다. 누적 관객 수는 38만529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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