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인터뷰] 오경택 SK하이닉스 팀장 “반도체 성패, 중장기 인력 양성에 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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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1-05-0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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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제조기술의 이해’ 책 집필...반도체 제조 전과정 ‘현장 노하우’ 담아

“반도체 산업은 분야가 다양하고 깊이가 깊어서 인력 양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오경택 SK하이닉스 제조‧기술부문 팀장은 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인력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까지 총 4800명의 인력을 배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산업은 성장하는데,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경택 SK하이닉스 제조·기술부문 팀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오 팀장은 “정부의 대규모 인재 양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환영하지만 짧은 기간에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부작용도 있다”며 “반도체 인력은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신입 구성원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와 고려대학교의 산학연계처럼 기업과 대학이 지속적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기존의 교육체계도 더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정부의 지원보다는 자체적인 투자로 성장해온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한 축인 SK하이닉스는 이렇게 쌓아온 역량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반도체 제조기술의 이해>라는 책이다. 이 책은 반도체의 역사부터 D램, 낸드, 포토 공정, 에치(Etch) 공정 등 반도체 제조 전 과정에 대한 현장의 노하우를 담았다. 반도체 산업 종사자와 미래 반도체 전문가를 꿈꾸는 반도체 전공 학생들의 역량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현업에 있는 엔지니어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오 팀장을 포함해 10명의 TL이 각각 한 개의 챕터를 맡아 직접 집필했다. 한 사람 당 약 2주의 시간을 내어 초고를 완성했고, 틈틈이 수정‧보완을 거쳐 10개월 만에 책이 탄생했다. 실제로 현업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이 경험을 살려 현장의 언어로 쓴 책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오경택 SK하이닉스 제조‧기술부문 팀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오 팀장은 기획 단계부터 책이 실제로 출간되기까지 전 과정을 이끌었다. 집필진을 대표해 인터뷰에 나선 오 팀장은 “금성반도체로 입사해 33년간 재직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협력사와 회사 구성원 간의 소통, 대내적으로는 현업 기술부서와 관리부서 간의 소통을 위해 이번 책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책은 전공자뿐 아니라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였고, 도식이나 그림도 많아 마치 ‘교과서’를 읽는 느낌이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전공 학생을 위해 지난달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에 이 책을 100세트 전달했다.

그는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회사의 구성원과 대학생들이 반도체 제조기술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책 판매에 대한 이익은 장학금으로 환원할 계획이다.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 재투입해 지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오 팀장은 “이 책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발전의 초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은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이 협업이 중요하다”며 “수많은 공정 중 단 한 공정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제품으로 태어날 수 없다. 그래서 누구나 할 수 없고, 무한한 도전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기술의 이해> 도서의 저자와 기획자들이 이 책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오경택, 이상익(기획자), 진수봉, 홍기환, 임정훈, 곽노열, 이성희, 김경희(기획자), 배병욱, 윤태균, 정용우, 최호승 TL. [사진=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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