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하반기 '대규모 투자계획' 전망...배터리 중심 체질개선 나선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현 기자
입력 2021-05-04 05: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에 성공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rory)’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지분 매각, 페루광산 매각 등을 통해 2분기까지 약 5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확보된 자금은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기업 미래 사업에 투자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석유화학·정유 중심의 SK이노베이션의 체질을 180도 바꾼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의 매각이 이르면 이달 중 성사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49%를 전략적 투자(SI) 형태로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금액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 ‘그린본드’ 발행을 통해 현금 1조원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은 페루광산 매각,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약 3조원을 확보한 상태다. SK종합화학 지분매각이 마무리되면 SK이노베이션은 2분기까지 5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하반기부터는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는 전기차에 집중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온 SK이노베이션인 올해 하반기에는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투자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소재-배터리 생산-충전소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이 주 내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밸류체인 구축은 지주사이자 투자전문회사인 SK(주)와 연계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위한 M&A(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SK가 지분 40%를 갖고 있는 소재전문계열사 SKC도 올해 말레이시아 동박공장에 75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5배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부분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이달 진행되는 IPO(기업공개)를 통해 확보된 자금을 전부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IET가 생산하는 배터리 소재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며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될 것이다. 현재 확대 후 공급처에 대한 분석도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초 발행한 1조원 규모의 그린본드 역시 미국 조지아 2공장 설립에 투자되고 있다.

SKC, SKIET의 소재생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생산, SK의 충전소 인프라 구축 밸류체인이 완성되면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사업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통신사업으로 주력사업의 큰 맥락이 정리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의 2조원대 합의금으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이 당초의 투자계획을 축소 수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1조원의 현금과 1조원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에 합의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연간 5000억원씩 총 1조원의 현금을 지급한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 역시 수정 작업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5000억원이라는 변수가 생긴 만큼 세부적인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큰 틀에서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투자가 예고편이었다면 이제는 본편이 나올 차례"라며 "배터리를 중심으로 SK이노베이션의 주력사업이 뒤집힐 만한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