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도 ESG⑳] 'ESG 채권'이 뭐길래…롯데 계열사들 발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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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4-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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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렴한 자금 조달-기업 이미지 개선

  • ESG 강화로 지속가능한 경영 토대 마련

대기업이 돈 되는 물건을 팔아 이윤만 쫓는 시대는 지났다. 단순 매출, 영업이익보다 얼마나 환경을 보전하며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떠올랐다. 산업계에선 이를 'ESG 경영'이라고 부른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개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딴 용어다. 유통 기업들도 ESG 경영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속속 경영전략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혹독한 경영 환경을 겪은 유통업계는 장기화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수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편집자주>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속속 ESG 채권 발행에 뛰어드는 이유는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방해 기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데다, 조달 금리도 일반 회사채보다 낮아 저렴하게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ESG 채권은 모집 방식이나 상환우선순위 등은 일반 회사채처럼 정하지만, 조달한 자금을 관련 사업에 사용하기로 약속한 특수목적 채권이다. 국제자본시장협회에서 정한 녹색채권(그린본드) 원칙, 사회적 채권(소셜본드) 원칙,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핵심 요소를 준수해 발행된다.
 

[사진=롯데 제공]

22일 업계에서는 ESG 채권 발행의 여러가지 이점이 있어 유통업계 전반으로 ESG채권 발행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SG 채권 금리는 통상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발행금리보다 낮게 결정된다. 상장 수수료도 면제된다.

대표적으로 롯데쇼핑의 경우 ESG 채권 이자율은 1.631%였다. 함께 발행된 89-2회 채권과 89-3회 채권의 이자율 2.132%와 2.947%보다 낮게 책정됐다. 낮아진 발행금리만큼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든 셈이다.

ESG 채권 발행은 회사와 경영진이 ESG 경영을 위해 노력한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줘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 또한,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아 흥행에도 유리하다. 실제 롯데쇼핑의 ESG채권은 기관투자 수요예측에서 5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는 등 흥행에도 성공을 거두며 발행 금액을 당초 계획보다 늘려 발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의 사례를 두고 악화된 자금 조달 여건을 ESG 채권으로 피해가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때문에 유통업계가 무조건 ESG 채권 발행을 선호할 이유는 없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이 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1% 줄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신용등급 AA인 롯데쇼핑의 등급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채권 업계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 자체가 풍부해 회사채시장 자체가 내놨다 하면 완판일 정도로 호황인 상황이라 제조업이 아닌 유통업의 경우 굳이 ESG채권을 발행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ESG 채권이 자본시장에서 자리잡지 않은 새로운 상품인 점, 낮은 금리, 기업 이미지 개선 등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특히 사회적 채권, 지속가능채권은 아직 발행에 대한 일관된 기준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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