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3회 접종, 日 총리가 담판…"韓, 백신 수급 경쟁 궤도 이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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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1-04-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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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일본 백신 수급 돌발 변수 지속 발생…국내 백신 수급에도 비상

  • 전문가들 "방역 당국, 여유분 감안해 빠른 시일 내 백신 전략 수립 나서야"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한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이 같은 경쟁 궤도에서 점점 이탈하는 모양새다.

백신 수급과 관련해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돌발 변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백신 주권의 무게 추도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수급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는 지금부터라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최대한 감안해 여유분의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보강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추가 접종에 나서는 '부스터 샷'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는 "백신의 추가 도스(1회 접종분) 가능성과 관련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고,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역시 "백신을 맞은 사람이 1년 안에 세 번째 접종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며 부스터 샷 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아울러 일본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인 16세 이상의 전 국민에게 접종할 수 있는 화이자 백신을 확보하는 데 사실상 성공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와 전화로 백신을 추가 공급받기로 실질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애초 병당 6회 접종을 전제로 1억4400만회(7200만명분) 분량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화이자와 계약한 바 있으며, 이번에 화이자 측에 1억회(5000만명분)가량의 접종 분량을 추가로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미국이 부스터 샷을 검토하고 일본까지 백신 확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백신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이 지금까지 확보한 백신은 총 7900만명분이며, 이 가운데 상반기에 소화될 수 있는 물량은 11.4%인 총 904만4000명분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계약 물량이 가장 많은 모더나, 노바백스(각 2000만명분) 등 두 가지 종류 백신은 아직 초도 물량도 확정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스터 샷을 비롯한 여유분을 감안해 빠른 시일 내에 백신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사실 부스터 샷 이야기는 이미 올해 초부터 이미 언급된 바 있다"며 "부스터 샷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학계에서 계속 제기돼왔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1회 접종이 추가되면 당초 계획 대비 50%의 물량이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대단히 많은 물량이다. 방역 당국이 이 같은 변수를 계속 유념하며 추가적 계약에 나서야 할 것 같다"며 "특히 화이자 및 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은 하반기 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본질적으로 부스팅이나 업데이트에 있어서는 mRNA 백신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정부가 앞으로 이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수급 문제 해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이 백신 접종을 하고 남은 물량을 다른 나라로 공급할 줄 알았는데, 이 부분이 어긋나면서 백신 수급에 큰 문제가 생겼다"며 "아마 우리 방역 당국이 이에 대한 대비가 안 돼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관련 면역은 접종 1~2년 후 효과가 떨어져 추가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또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같은 변수를 염두에 두고 정부가 백신 접종 전략을 수립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올 한해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방역 강화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되, 지금이라도 최대한 빨리 외교력을 총동원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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