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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닻 올린 ‘최태원호’, 성공적 항해 하려면

장문기 기자입력 : 2021-04-16 04:15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장직 하마평이 돌자, 재계는 일제히 술렁였다. ‘최태원호’에 거는 기대감이 상당했다는 뜻이다.

대한상의는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전국 18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법정 경제단체다. 높은 위상에도 불구 ‘4대 그룹’ 총수가 회장을 맡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한상의 안팎에서는 최 회장의 취임으로 단체 위상이 한껏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이 결국 대한상의 회장에 공식 취임하자, 재계 한 관계자는 “국가에 헌신하겠다는 마음 없이는 내리지 못했을 결정”이라고 평했다.

재계에서 최 회장을 이토록 반긴 것은 그만큼 최근 기업 여건이 녹록지 않은 반증이기도 하다. 중대재해법을 비롯해 기업경영에 부담이 되는 법안들이 정작 경제계의 만류를 뒤로한 채 국회를 통과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 기업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거물급 총수가 경제단체장에 오르면, 이전보다 경제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정부·국회를 상대로 실질적인 정책 반영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이런 재계의 요구를 최태원 회장도 잘 알고 있었기에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1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되며 사실상 출범을 알린 최태원호는 이런 기대 속에서 나름대로 성공적인 출항 행사를 열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영위하는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IT, 게임, 스타트업 등 새로운 얼굴을 부회장단으로 영입하면서 대한상의 회장단의 다양성, 대표성을 강화했다.

서울상의 회장 선출, 대한상의 회장 선출, 타운홀 미팅 등 연이은 행사를 통해 최 회장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그의 이름과 발언이 세간에 오르내렸다.

최 회장 취임 이후 개최된 상공의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최 회장과 만났고, 1주일 뒤에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대한상의를 찾아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종종 눈에 띄는 최태원호라는 표현은 그가 이끄는 조직을 배에 비유한 것이다.

그리고 배는 본질적으로 바다에서 항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로, 닻을 올리고 출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항해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당장 최태원호가 헤쳐나가얄 항로에는 방해물이 산적하다. 성공적인 항해를 이뤄내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것들이다.

우선 코로나19 이후 산업별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K자형’을 보이는 것도 18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대한상의로선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규모가 클수록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산업별·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해지면 이런 의견들을 하나로 모으는 게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도사를 자처해온 최 회장이 앞장 서서 국내 상공인들을 위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란 경제계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

특히 최근 선진국의 많은 투자 기업들이 최종 결정에 ESG 경영을 반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실천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많다는 점도 난제다. 대한상의가 관련 포럼을 의욕적으로 열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향후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의 경영 활동을 막는 장애물을 없애고 경기가 좋아질 수 있도록 정부·국회와 소통해야 하는 역할도 중요한 책무다.

출항 행사가 끝났으니, 이제 남은 것은 망망대해를 앞에 둔 항해뿐이다. 18만 상공인을 대표하는 자리에 앉아 방향키를 잡은 최 회장이 향후 임기 동안 부디 성공적인 항해를 마무리하고 안전하게 닻을 내리길 바래본다.
 

[산업부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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