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반도체 회의] 바이든, 삼성전자에 무슨 얘기했나

석유선 기자입력 : 2021-04-13 06:32
"중국 안 기다려줘" 사실상 미국 중심 '반도체 동맹' 참여 시사 중국 시안에 공장 둔 삼성전자 '곤혹'...향후 추가 투자 검토할듯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정면 승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반도체 관련 기업을 초청해 화상 회의를 연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입을 통해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를 예고했다.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참석한 삼성전자를 상대로 어떤 요청을 했는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복수의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9개 글로벌 기업을 초청해 열린 백악관 '반도체 공급망 화상 회의'에 참석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대와 일자리 늘리기 계획을 천명했다.

그는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며 "중국 등 다른 나라가 기다려 주지 않는데 미국도 기다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나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에서 상원의원 23명, 하원의원 42명으로부터 '미국을 위한 반도체 칩(chips for America)'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서한을 받았다"며 반도체 투자 확대에 초당적 지지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웨이퍼를 직접 들어보이며 "이 웨이퍼는 인프라"라며 "우리는 과거의 인프라를 고치려는 게 아니라 미래의 인프라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반도체 공급망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사실상 중국을 제치고 '반도체 기술패권'을 쥐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20세기 중반, 그리고 20세기 말까지도 세계를 주도했다"며 "우리는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산업계, 공동체 모두가 협력해 우리 앞에 놓인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 이 순간은 미국이 힘과 단합력을 보여줄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업계를 초청한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 자체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의 적극적인 참여를 시사하는 무언의 압박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백악관은 이날 회의에서 삼성전자에 5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공장의 미국 내 증설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 등을 후보지로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인데, 이날 회의를 기점으로 미국의 요구가 향후 추가적인 삼성전자의 메모리 설비 증설 검토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안에 해외 유일의 메모리 설비 공장이 있는 데다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큰 손'이기 때문이다. 

이날 반도체 공급망 화상 회의는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해 일부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감산에 돌입하는 사태에 직면하자 백악관이 긴급 소집해 열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직접 주재하며 관련 업체들의 상호 협력을 독려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 마크 루 TSMC 사장,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회장 등 IT 업계를 비롯해 메리 베라 GM CEO 등 자동차 업계까지 모두 19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했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 합의에 대해 "미국 자동차 산업의 미국 노동자들에게 중대한 승리"라면서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와 배터리 규모의 상당한 증가는 대통령의 '더 나은 재건' 계획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강력하고 다양화하고 견고한 미국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맞출 수 있다"면서 "조지아 주민을 포함해 이 나라 많은 이들에게 대단한 뉴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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