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지프 上] 전쟁의 상징서 레저의 황제로 ‘역동의 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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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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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레저, 여행, 자유, 캠핑 등등.

4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대명사 ‘지프’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레니게이드, 랭글러, 체로키 등 지프를 대표하는 차량들은 각기 개성을 뚜렷이 드러내는 SUV들이지만, 공통적으로 오프로드에 강한 힘을 내재하고 있다.

올해 탄생한 지 80주년을 맞는 지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오늘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실제 당시 지프는 1941년 ‘전쟁’의 참상 속에서 태어나, 전장을 누비는 차량으로 대표됐다.
 

[사진=지프코리아 제공]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시절, 본격적으로 전쟁에 참여한 미국은 전시 운송 차량이 절실했다. 당시 수많은 자동차업체들이 참여했지만 윌리스 오버랜드(이하 윌리스)가 시제품을 기반해 만든 ‘윌리스 쿼드’가 최종 선정됐다. 오늘날 지프 모델의 시초다.

내구성과 효율성, 강력한 엔진에서 나오는 힘까지 미군을 크게 만족시켰고, 전쟁 기간 무려 50만대 넘는 지프가 활약했다고 한다. 여담으로 우리나라에도 1950년 6·25 전쟁 때 미군과 함께 들어왔다. 1955년 전쟁 후 남겨진 지프로 국제차량제작이 재조립해 만든 게 ‘시발자동차’가 된다. 한국 최초의 자동차가 바로 지프에서 나왔다는 의미다.

윌리스는 일반 자동차 시장에서도 그 가능성을 엿보고,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윌리스 쿼드에 쿠션 시트, 프레임, 서스펜션을 보강하고, 뒷문도 더해 소비자에 입맛에 맞춘 ‘CJ-21’을 내놨다.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 탄생에 시장은 열광했다, 이에 윌리스는 1946년 철강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스테이션 왜건’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지프의 시초격 차량인 ‘윌리스 쿼드’. [사진=지프코리아 제공]


전쟁 후 호황을 구가하던 미국 내 분위기는 레저와 개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편승한 지프는 말 그대로 전성기를 맞았다. 1950년대 7개 주력 모델이 1960년 업무용, 여가용, 레저용, 고성능 수송용 등 14개 모델로 배나 확장된 게 대표적인 예다.
 

1950~1960년대 미국을 풍미한 지프의 '윌리스 왜건'. [사진=지프코리아 제공]

1970~1980년대에도 지프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업계를 주도했다. 1970년대 풀-타임 4륜 시스템 등을 업계 최초의 도입해 각광을 받았고, 스포티한 2-도어 풀-사이즈 체로키는 당대 주요 자동차 상을 휩쓸었다. 1980년대에는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에 최초로 4-도어, 유니프레임, 시프트-온-플라이 등을 적용하며, 혁신을 이끌었다.
 

[사진=지프코리아 제공]

1990년대는 랭글러도 본격적으로 가세하며 지프의 성장에 불을 붙였다. 1997년 고성능 랭글러(TJ), 1999년 신형 그랜드 체로키 등은 지프의 제2 도약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각종 편의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탑재되는데 그랜드 체로키의 경우 운전석의 표준 에어백, 오류 발생 시 피드백을 주는 계기판, 외부에서 시동을 걸 수 있는 키리스 엔트리 시스템 등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퍼는 2000년대 들어서 레저 등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2003년 랭글러 루비콘, 2004년 랭글러 언리미티드, 2005년 언리미티드 루비콘 등이 그 상징이다. 브랜드 중 가장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를 바탕으로 신형 4-도어 랭글러 등은 당시 최고의 판매량을 거뒀다. 4-도어의 공간과 효용을 바라던 사람들에게 신세계를 열어준 덕분이었다.

이후 지속적인 신모델 출시를 통해 2016년 글로벌 판매량이 140만대를 넘어서며 75년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최근에도 컴패스 등 신차를 전략적으로 출시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지프는 윌리스는 카이저 모터스와 합병됐다가 1970년 아메리칸 모터스 코퍼레이션의 계열이 됐다. 이후 르노를 거쳐, 크라이슬러에 편입돼 오늘날에 이른다.
 

[사진=지프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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