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후폭풍] 2030의 분노…3不(불공정·불안·불신)에 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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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1-04-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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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당수 촛불세력, 배신감과 절망, 분노로 등 돌렸을 것"

4‧7 재‧보궐선거 연령별 사전출구조사 [사진=KBS 캡쳐]


4‧7 재보궐선거에서 2030세대의 분노가 폭발했다.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과 불안, 불신의 3불(不)에 청년층이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8일 "부동산값 폭등과 일자리 감소, 교육 격차, 노후 불안 등은 해도 안 된다는 절망"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촛불 든 2030세대의 배반…"오만과 독선 때문"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선거 직후 발표한 공동 사전출구조사에 따르면, 세대별 득표율 결과에서 20대와 30대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을 큰 폭으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19세와 20대의 경우 오 시장에게 투표한 비율은 55.3%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4.1%를 기록했다. 두 사람 간 득표 차는 21.2%포인트다. 30대 역시 오 시장의 득표율이 56.5%로, 박 후보(38.7%)보다 17.8%포인트 높았다.

특히 20대 남성의 72.5%는 오 시장을 지지했다. 박 후보를 지지한 20대 남성은 22.2%에 불과해 50%포인트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30대는 두 배가량 차이가 났다. 오 시장에 대한 남성 지지율은 63.8%였고,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32.6%였다.

이는 과거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갈등,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큰 영향을 끼친 결과로 분석된다. 문 정부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논란이 2030세대를 불편하게 만든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정치평론가)는 "지금 2030세대는 문 정부의 불공정‧불평등‧부조리에 등을 돌렸다" 며 "앞서 조국 사태에서 한번 불공정 문제가 터졌는데, 여기에 LH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경험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과거에 촛불을 들었을 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느낀 것은 배신감과 절망, 분노, 거부감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값 폭등에 일자리 감소에 'MZ세대 폭발'

실제로 부동산 문제와 LH 사태는 이번 재·보선의 뇌관이 됐다. 현재 2030세대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집 한 채 살 수 없다는 실의감에 빠져 있다.

전국지표조사(NBS) 기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30세대 지지율은 LH 사태 직후인 3월 1주차까지 긍정평가(20대 41%·30대 54%)가 부정평가(20대 45%·30대 44%)를 소폭 앞섰다.

그러나 재보궐선거 직전인 3월 5주차 조사에서는 부정평가(20대 60%·30대 53%)가 긍정평가(20대 32%·30대 40%)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집값 불안에 떠는 2030세대 입장에서는 LH 사태가 곧 불공정이고, 정부를 향한 불신인 셈이다. 특히 이념이 아닌 '이익'에 따라 표를 던지는 2030세대의 특성이 이번 재·보선에서 극렬하게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출범과 함께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일자리 늘리기를 강조했으나,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찍으면서 청년층의 불안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청년 체감 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26.8%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구직난에 청년 고용률은 1년 전과 비교해 12개월 연속 감소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3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올해 2월 국내 취업자 수는 263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47만3000명(-1.8%) 감소했다. 이 중 15~29세 청년 취업자가 37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2000명(-3.7%) 감소했다.

박 교수는 "일자리의 경우 청년들에게는 정말로 아픈 이야기"라며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은 청년들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절망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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