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은행, 혁신금융 2호 ‘드라이브 스루’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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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04-0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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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식업체·공항주차장 관리업체 등과 이견차 지속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금융권 최초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자동차 안에서 환전할 수 있는 우리은행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서비스가 끝내 중단된다. 은행권 통틀어 제2호 혁신금융 서비스로 주목 받았지만 은행 측과 사업 관계자들 간 이견차를 결국 좁히지 못한 채 결국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취재 결과 우리은행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은 ‘드라이브 스루 환전·현금인출 서비스’를 다음달 3일 종료한다. 2019년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아 지난해 5월부터 본격 운영에 돌입한지 1년여 만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혁신금융 서비스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 정부가 은행 등 금융회사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주는 것을 말한다. 은행업이 고유 업무 외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현행법을 2년간 적용하지 않고 금융위 재심사를 거쳐 추가 2년의 사업 기간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이 금융위에 보고한 해당 서비스는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등 드라이브 스루 요식업체와 공항 인근 주차장 등에서 고객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100만원 미만의 원화와 외화를 수령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환전, 현금인출 서비스를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었다.

우리은행이 고안한 이 서비스는 당초 ‘금융기관의 업무위탁 등에 관한 규정’에 막혀 현장 활용이 불가했다. 은행은 예외로 인정하는 업무 외에는 은행 고유의 본질적 업무, 이를테면 입금·지급·외국환 업무 등을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다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서다.

심사 끝에 금융위는 특례를 적용하기로 의결했다. 제휴사와 계약을 체결한 후 관련 규정에 따라 사업 비용과 편익 분석, 제휴업체의 수탁업무를 적절히 수행 가능한지 여부, 은행 자체 준법감시인의 검토 의견 등을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는 부가조건을 다는 대신 2년간 규제를 유예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금융위는 “금융서비스와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업의 인프라가 결합돼 이용자들의 접근성, 편의성이 크게 증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우리은행은 위탁 사업자들과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서비스의 핵심이 은행 환전업무와 현금인출 서비스 운영권에 대한 위탁인데, 정작 요식업체와 주차장업체들은 관리의 부담과 애로사항을 들어 수탁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자 인천과 김포 등 대형 공항에 환전소를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했다. 업체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인데, 우리은행이 사업 기간 동안 환전소를 설치한 곳은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주차장 내 1곳이 유일하다. 우리은행 본점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책이었으나, 이마저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명무실한 상태에 처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위비뱅크 앱에 ‘드라이브 환전 서비스가 시범서비스 운영기간(2020.5.21~2021.5.3)이 종료됐다’는 내용을 고지했다. 이 같은 방침을 두고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은행 측이 출구전략을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사업 초기에 제대로 제휴업체를 탐색하지 않았다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과다 의욕과 은행의 미흡한 준비 상태가 복합적으로 빚어낸 실패 사례가 아닐까 싶다”며 “돈을 다루는 업무를 패스트푸드점에 맡기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어 보였는데, 제휴업체를 못 찾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은 “서비스를 위탁할 업체들이 현금 관리에 부담을 느꼈고 전문 인력도 아닌 대다수 아르바이트생들이 업무를 맡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서비스 종료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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