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완의 짠내일기] ⑦ 돈 쓰셨나요? 그럼 '이것'도 쓰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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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04-0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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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과 함께 쓰는 가계부, 새는 돈 출처와 낭비 규모 알 수 있어

  • 日전문가 "가계부, 세세한 부분에 연연하면 안돼...힘빼고 시작"

  • 가계부 어려우면 영수증을 소비·낭비·투자 바구니로 분류해야

[편집자 주] 바른 소비습관이 재테크의 첫걸음입니다. '짠테크(구두쇠+재테크)'를 통한 지출 다이어트로 젊은 직장인들이 따라 할 수 있는 '푼돈' 아끼는 비법을 소개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돈 못 모으는 사람들 특징 중에는 '푼돈 아낄 줄 모르는 타입'이 있다. 누리꾼들은 이들이 "푼돈 모아봤자 얼마나 되겠냐"며 적은 돈을 모으는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누리꾼은 "대게 이런 부류는 큰돈을 벌고 난 후에 재테크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정작 이들은 나중에 큰돈을 벌어도 제대로 재테크를 할 줄 모른다"고 비꼬았다.

포드 자동차의 설립자인 헨리 포드는 버는 돈보다 적게 쓰고 나머지는 저축하는 것을 부자 되는 방법의 하나로 꼽았다. 그의 말대로 평범한 사람이 부자 되는 길은 더 벌기가 아닌 덜 쓰기다. 우리의 수입은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월급과 아무리 벌어도 부족한 생활비, 늘어나지 않는 저축액과 같은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가계부를 써야 하는 이유다.

현금은 쓸 때마다 손에서 빠져나가 돈의 흐름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카드 결제가 보편화한 요즘에는 지출액이 다음 달에 빠져나가 돈의 흐름을 쉽게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가계부를 쓰면 새는 돈 출처와 낭비 규모를 알 수 있어 돈 감각을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사진=월급쟁이 재테크 연구카페]


회원 수가 70만명이 넘는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에도 가계부 효과를 인증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회원은 직접 쓴 가계부 사진을 올리며 "가계부를 시작하면서 돈을 계획적으로 쓰기로 한 지 한 달 반도 안 됐는데 총지출 90만원 가량을 줄였다. 돈 안 쓴 게 뿌듯해지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가계부를 쓰면서 달라진 점이 많다. 매일 돈 쓴 걸 기록할 뿐인데 후회나 반성도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덜 쓰게 된다. 예전에는 가계부를 쓰면서도 이걸 왜 쓰나 싶었지만, 최근 카드 요금을 확인했더니 흑자가 됐다. 참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근검절약을 목표로 시작한 가계부 쓰기가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빽빽한 가계부 양식에 영수증 내용을 적다 보면 귀찮고 불편한 감정만 생기 때문이다. 또 가계부를 써도 달라지는 게 없고 머릿 속에 지출 명세가 다 있다는 생각에 펼쳤던 가계부를 접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가계부를 쓰는 이들은 10명 중 3명(33.6%)에 불과했다. 반면 가계부 쓰기를 도중에 관둔 이들은 45.4%로 가장 많았다. 가계부를 안 쓴다고 밝힌 이들은 가계부 쓰기가 귀찮고(58%·중복응답), 가계부 쓰기가 익숙하지 않다(40.5%·중복응답)고 말했다. 가계부 쓰기가 어려운 이들에게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없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재테크 컨설턴트 요코야마 미쓰아키는 책 '미라클 일주일 지갑'에서 "가계부를 쓰면서 몇 만원 정도의 오차나 합계 차이가 생기는 문제는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집착하면 가계부 쓰기가 일이나 의무처럼 여겨져 중도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가계부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히 힘을 빼고, 매일 기록하겠다는 자세라고 조언했다.

또 미쓰아키는 가계부를 단순하게 써도 되지만, 고정비와 변동비를 표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정비는 매달 나가는 금액이 일정한 항목이며, 변동비는 매달 나가는 금액이 변하는 항목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를 들어 월세와 통신비, 각종 구독료, 학자금 대출 등은 고정비다. 반면 식비와 전기요금, 교통비, 미용비, 생활용품 구매비 등은 변동비다. 미쓰아키는 한 달 가계부에서 고정비와 변동비 비율을 분석한 다음 변동비 비율을 서서히 낮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가장 이상적인 황금비율은 고정비 45%, 변동비 35%이며 나머지 20%는 저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쓰아키가 말한 대로 작성한 가계부 (고정비:★ 변동비:☆)

★월세 45만원
☆식비 30만원
☆전기요금 1만1000원
★통신비 4만5000원
★보험료 10만원
☆의료비 2만3000원
☆교통비 8만5000원···

미쓰아키는 이런 방법조차 번거로운 이들에게 지출을 소비, 낭비, 투자 등 3가지로 분류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작은 상자 3개에 각각 소비, 낭비, 투자 라벨을 붙이고 한 달간 모은 영수증을 각 분류에 맞게 넣는 것이다. 이후 각 상자에 쌓여가는 영수증을 보면 어느 부분에서 소비를 줄여야 할지 보인다고 미쓰아키는 말한다. 이 방법은 쓸데없는 지출이 늘어나는 것을 막는 예방주사가 되는 셈이다.

오늘부터 "영수증 버려주세요"라는 말 대신 영수증을 챙겨 나만의 가계부를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미쓰아키는 이런 노력이 눈에 띄는 절약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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