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완의 짠내일기] ⑥ 짠테크 시작하려면 '세 가지'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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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03-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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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관리사가 말하는 신용카드... "다음 달 갚아야 하는 빚"

  • 신용카드=마취제? 美 연구팀, 신용카드 자주 쓰면 소비 행위 무뎌져

  • 짠테크의 필수, 체크카드·생활비 달력·72시간 법칙

[편집자 주] 바른 소비습관이 재테크의 첫걸음입니다. '짠테크(구두쇠+재테크)'를 통한 지출 다이어트로 젊은 직장인들이 따라 할 수 있는 '푼돈' 아끼는 비법을 소개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방송인 함소원은 최근 방송에서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용카드를 쓰면 돈이 얼마나 나가는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함소원은 "통장을 쥐고 있어야 돈이 어렵게 나간다. 반면 신용카드는 돈이 쉽게 나간다"고 말했다. 스스로 돈 쓰기 불편한 환경을 만든 셈이다.

짠테크 전문가들도 불필요한 소비를 막으려면 신용카드를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회원 수가 70만명이 넘는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에는 '신용카드 없애기'를 목표로 삼은 회원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회원은 "개인 빚 2000만원을 청산하기 위해 신용카드 굴레에서 벗어나 체크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회원도 "돈에 끌려가지 않고, 통제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자르기로 했다. 지금까지 소소한 혜택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소비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제는 카드 금액이 부담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신용카드는) 혜택보다 실이 더 컸다"고 말했다.
 

[사진=일사에프(14F) 유튜브 채널]

이들이 말한 대로 신용카드는 포인트, 주유 할인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있다. 하지만 목돈을 모으고 싶다면 신용카드와 이별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유수진 자산관리사는 유튜브 채널 일사에프(14F)에서 "신용카드는 편리한 카드 결제가 아닌 남의 돈을 끌어다 쓰고 다음 달에 갚아야 하는 빚이다. 또 비싼 물건도 할부로 살 수 있게 돼 할부 습관이 생기고 결국 빚은 더 쌓여 내 자산으로는 갚을 수 없는 빚을 만들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 신용카드는 돈이 바로 나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한 달의 재정을 계획대로 통제할 수 없어 결국 소비습관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이 무분별한 소비에 영향을 끼치는 신경학적 이유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인 브라이언 넛슨 교수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쓰면 현금을 사용할 때보다 전두엽 측위신경핵이 덜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분은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통증을 느끼는 부위로,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뇌에서 느끼는 통증이 현금으로 결제할 때보다 적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현금을 쓰면 화폐라는 물건이 사라지지만, 신용카드는 다시 돌려받기 때문에 뇌가 통증을 덜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습관이 계속되면 뇌가 소비 행위 자체에 무뎌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책 '신용카드 부채에서 벗어나는 방법' 저자 스콧 빌커는 "신용카드는 평소에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지출을 부른다. 예를 들어 지갑에 10달러가 있을 때 5달러짜리 커피를 사면 많은 지출을 한 것처럼 느끼지만, 신용카드 한도가 1만 달러일 때는 5달러 소비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신용카드가 과소비를 부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가는 돈 막으려면 체크카드···생활비 달력도 추천

전문가들은 새 나가는 돈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권장한다. 책 '티티새의 1년 1억 짠테크' 저자 티티새는 "계좌에 돈이 없을 때 인출되지 않는 불편함은 때로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본인 계좌 잔고를 의식적으로 신경 쓰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체크카드 사용과 함께 '생활비 달력'을 추천했다. 생활비 달력은 한 달 생활비를 30일분으로 나눠 날짜마다 표시된 주머니에 지폐로 채워 넣고 매일 그만큼씩만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달 생활비를 6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생활비 달력에 날짜마다 2만원씩 넣어 한정된 금액만 쓰는 것이다. 전날 돈을 안 썼다면, 남은 돈을 다음 날로 넘겨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사진=YTN 유튜브 채널]

간혹 2만원을 넘기는 충동구매 욕구가 생길 때는 '72시간 법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성공학자 위르겐 휠러는 "어떤 생각이나 계획을 72시간 안에 실행하지 않으면, 실행률이 1%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즉, 사고 싶은 물건이 생겼을 때 약 3일 동안 고민하면 구매욕구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만약 3일 뒤에도 구매 욕구가 크다면 그 때는 과감하게 소비하자. 그땐 큰 돈이 나갔다는 아쉬움보다 기쁨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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