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찬구 회장,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승기 잡았다···10년 경영성과로 국민연금 표심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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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김성현 기자
입력 2021-03-2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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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은 오는 26일 개최될 주주총회에서 일단 결판이 난다. 주주총회에서 가장 큰 쟁점은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숙질 중 어느 쪽이 경영자로서 훌륭한지 주주들의 선택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주총회가 코앞까지 다가온 현재 유리한 쪽은 숙부인 박 회장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3일 회의를 열고 사내이사 안건을 제외하고 박 상무가 제안한 모든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반대로 국민연금은 박 회장 측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서는 전부 찬성키로 했다. 다만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박 회장과 박 상무 측이 제안한 두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지기로 하면서 사실상 중립을 지켰다.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금호석유화학 3개 노조도 박 회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경영자로서 상당한 성과를 내왔던 덕에 국민연금 등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이 10여년 전 흔들리던 금호석유화학을 회생시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실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가 흔들린 탓에 법정관리 직전까지 몰렸던 금호석유화학에 분리 경영이라는 처방을 내린 것이 박 회장이다. 그는 2010년 3월 금호석유화학 회장직에 오른 이후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단계적으로 개선해왔다.

박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9년 말 기준 6조6656억원에 달하던 차입금 규모는 1년 만에 2조4890억원으로 4조원 이상 줄었다. 박 회장이 자산 매각을 포함한 대대적인 재무개선안을 밀어붙인 결과다. 그 이후로도 전체 차입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 2017년에는 2조원 이하, 지난해에는 1조원 이하로 낮아졌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2009년 말 72.8%를 기록했던 차입금의존도는 2010년 60.4%, 2011년 48.8%로 개선된 이후 2019년부터는 30% 이하로 개선됐다. 부채비율 역시 1256.3%에서 지난해 59.6%로 1196.7%포인트 줄었다.

이 과정에서 금호석유화학의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사업성과에 타격을 주지도 않았다.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009년 110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5710억원으로 1년 만에 5배 넘게 늘었다. 이후 2010년대 초중반에는 1500억원 수준에서 영업이익이 쉽게 늘어나지 않는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 3년 동안은 5000억원 수준의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2009년 1조원 순손실에서 2010년 346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5830억원으로 사상 최고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박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거듭한 결과다. 지난 2012년 20% 정도였던 고부가 제품 비중이 지난해 말 50%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헬스케어 소재로 주목받은 NB라텍스는 선제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이 글로벌 1위의 독보적인 생산능력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박 회장은 2009년까지 주력 상품이던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SBR)의 설비를 전환해 NB라텍스 생산 설비를 차츰 늘려왔다. 박 회장의 선견지명 덕에 금호석유화학이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와해된 이후 금호가 오너 경영자 중에서 박 회장만이 회사를 개선·발전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반면 박 상무는 아직 성과로 내세울 만한 것이 없어 주주들에게 경영자로서 인정받기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 왼쪽)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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