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어두워지는 트럼프 재선...美정보국 "푸틴, 작년에도 트럼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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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3-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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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DNI 기밀보고서 공개..."러시아 푸틴, 트럼프 측근도 접촉"

  • 트럼프 물고 늘어진 우크라이나 게이트, 러시아발 거짓 정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에 이어 2020년 대선에서도 러시아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는 첩보 보고서가 나왔다. 2024년 다시 한 번 재선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악재다.

16일(현지시간) CNN과 CNBC 등 외신은 이날 부로 기밀 상태가 해제한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보고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지도부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직접 지시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의 '적성국'이 지난해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벌인 공작 활동을 조사해 정리한 것으로, 가장 두드러지게 활약한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이란 등이 선거 방해 공작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특히,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대규모로 유포했다는 것이 해당 보고서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세를 퍼부었던 일명 '우크라이나 게이트'가 대표적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친 트럼프 성향의 보수매체 중 하나인 뉴욕포스트가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의 2014년 이메일을 공개하며 제기한 의혹이다.

당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의 이사로 재직 중이던 헌터를 사이에 두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에게 뇌물을 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후 해당 의혹은 출처와 근거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대다수의 언론이 가짜 뉴스로 분류했고 일각에서는 러시아 정부의 선거 방해 공작일 수 있다는 의심도 내놨다. 

다만, 트럼프 측은 선거가 끝나고 난 후에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부패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덮어씌우려 했다.

이와 관련해 DNI는 "대선 국면에서 러시아가 벌인 공작의 핵심 요소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관계를 맺은 대리자들을 이용해 바이든에 대한 근거없는 정보와 의혹을 미국 언론과 정부 관리, 유력인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에 주입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러시아 소속 공작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도 접촉했다"면서 "러시아발 허위 정보와 음모론을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그의 측근까지도 공개적으로 동조하고 나서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DNI는 또 러시아 정부가 선거 제도와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목표도 있었다고도 결론냈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와 같은 공작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2016년 대선과 같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목표로 민주당 소속 후보에 대한 선거 공작을 지시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CNN은 "지난해 대선에서 '그랬을 것으로 널리 짐작됐고 가까스로 감춰졌던 사실'이 확인됐다"면서도 "외국 정부의 간섭에 대응하는 미국 정부의 능력에도 한계가 드러났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은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가 이르면 다음 주 중 러시아 당국에 제재를 부과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이란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한 다방면의 은밀한 활동을 벌이기는 했지만, 공작의 수혜 대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적인 표적을 삼진 않았다고 평가했고, 중국은 대선 결과를 바꾸기 위해 개입 활동을 전개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이날 보고서로 2016년에 이어 2020년에도 러시아의 선거 공작 도움을 받은 혐의가 확정할 경우,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활동이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19~2020년 진행했던 트럼프에 대한 1차 탄핵 당시 사유도 푸틴 러시아 정권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퇴임 이후 한 달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2024년 재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2022년 의회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자신에 대한 2차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정치판에서 축출하려는 행보를 이어가며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역시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모든 여론조사에 기반해 말하자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내가 다시 출마하길 원한다"면서도 2022년 의회 중간 선거를 치룬 후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해 "첫발을 떼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면서 재임 중 추진한 백신 개발 사업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에 대해 자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백신을 맞기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 나에게 투표한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겠다"라면서 "백신은 훌륭하고 안전하며, (잘) 작동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행정부가 백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도 전에 생산하는 '큰 도박'을 걸어 성공했다"면서 "백신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작동해 우리나라(미국)를 구했고, 솔직히 말하자면 세상 전체도 구해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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