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선③] "카페 1회용컵 사용 불법?"...코로나19에 빛난 규제 혁신

김선국 기자입력 : 2021-03-03 08:01
중기 옴부즈만,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별 1회용품 사용..."K-방역 숨은 복병"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10년 넘게 장사하면서 그 힘들다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도 버텼는데, 지금은 훨씬 벅차다. 그나마 메르스와는 다른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A씨의 무게를 덜어줬다. 특히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시는 고객에게 유리컵 대신 1회용 컵을 제공할 수 있어 영업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2015년 메르스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외식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였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인한 외출 자제는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외식업중앙회는 메르스로 외식업계 매출의 40%가 급감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자영업자들은 소독된 식기류를 개별 포장해 제공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손님의 발길을 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일부 손님은 수저세트와 식기·종이컵 등 1회용품을 먼저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실정법 위반이었다. 당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은 1회용품 사용억제를 위해 커피숍이나 식당 같은 식품접객업소 매장 내에서 1회용품 사용을 금지했다. 종업원들 역시 감염 우려로 손님이 쓰고 간 컵이나 식기 등을 설거지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이때 외식업계는 매출 증대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1회용품 사용금지를 완화해줄 것을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요청했다. 중기 옴부즈만은 환경부와의 협의를 통해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경계 수준 이상의 경보가 발령되고, 각 지자체 장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1회용품 사용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환경부 고시(1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를 개정했다. 국가전염병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분류된다. 다만 메르스는 1회용품 사용규제 완화가 본격 시행되기 전에 종식됐다.

1회용품 사용규제 완화는 4년 뒤 코로나19 사태에 빛을 발했다. 보건복지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단계로 격상하자, 각 지자체는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식품접객업소의 1회용품 사용 제한 완화를 즉시 시행했다. 공식적으로 처음 시행하는 제도이니 만큼, 안내 과정에서 다소 혼선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자영업자의 매출 손실을 막고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이번 1회용품 규제 개선은 환경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1회용품 사용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까지 약 10개월간 자영업자들이 버틸 수 있도록 도운 또 하나의 K-방역이 됐다"며 "코로나19처럼 예상치 못한 국가 재난 사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인 규제개선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의 가이드라인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1단계에서는 1회용품 사용이 제한되지만, 1.5단계와 2.5단계까지는 고객이 요구하면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3단계부터는 지자체장의 판단에 따라 완화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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