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중국 인터넷공룡들, '스마트농업'에 푹 빠졌다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입력 : 2021-02-25 04:00
'허마촌' 앞세운 알리바바···디지털농업 미래 엿보다 "AI로 딸기 재배" 핀둬둬, 스마트농업에 7조원 펀딩 '농촌살리기' 中공산당 최대 역점사업···발맞추는 인터넷공룡들 코로나19가 촉발한 온라인신선식품 시장 기회도 선점
중국 푸젠성 푸신농장 주인 레이진룽. 가만히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수십만 마리 닭이 노닐고 있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게 그의 일상이다. 닭마다 QR코드가 달린 전자발찌를 채워놓아 닭의 위치는 물론 움직임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하루 걸음 수 1만2000~1만8000보가 정상인데,  이보다 낮으면 조류독감 같은 질병에 감염됐다는 이상징후로 보고 즉각 대응한다. 

레이가 관리하는 양계장만 모두 423개. 하지만 일일이 둘러볼 필요도 없다. 양계장마다 토양·공기·습도 등 환경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센서가 설치돼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언제 무슨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지, 어떤 사료를 추가해야 하는지 등 각종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해당 양계장 책임자에게 즉시 전송된다. 

이는 중국 인터넷기업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클라우드와 협력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덕분에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도 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이곳 농촌 평균 인건비는 지난 10년간 네 배가 올랐다고 한다. 연 매출 7000만 위안(약 120억원)을 달성한 그는 올해 1억 위안까지 매출을 늘리는 게 목표다.

중국 현지 언론에 소개된 최첨단 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스마트 농업 혁신 사례다. 중국 농업이 스마트화하고 있다. 농촌진흥과 식량안보를 강조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지원 사격에 힘입은 중국 인터넷 공룡들이 잇달아 농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나날이 급성장하는 중국 신선식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 '허마촌' 앞세운 알리바바···디지털농업 미래 엿보다

무인로봇으로 과수원에 농약을 뿌리는 모습. [사진=웨이보]


스마트 농업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건 중국 인터넷기업 알리바바와 핀둬둬다. 

특히 알리바바는 그동안 농촌 전자상거래 발전을 지원한 데서 더 나아가 이제는 농산물 재배 과정부터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농민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2019년 산하에 스마트농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디지털농업 사업부도 만들었다.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도 "농업 현대화는 중국 경제발전의 중요한 성장점으로, 농민이 부유해져서 8억 농민의 생활고 문제를 해결해야 중국에 더 많은 희망과 기회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19년 알리바바가 시작한 허마촌(盒馬村) 포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허마촌은 알리바바의 '신유통 실험장'으로 불리는 온·오프라인 신선마트 허마셴성(盒馬鮮生)에 식료품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마을이다.  

유통·판매는 물론 생산 단계부터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현지 농산품 생산기지에 설치한 카메라·센서를 통해 온도·습도 모니터링, 토지 감측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농업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상하이 충밍구에 위치한 비취배 과수원을 예로 들어보자. 이곳엔 수비(물과 비료) 일체화를 실현한 지능형 농업관개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곳곳에 설치된 센서는 햇볕, 온도, 습도 등 환경 변화를 감지해 병충해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대응하고 있다.

무인기를 이용한 농약 살포로 기존에 30분 이상 걸리던 시간을 2분으로 단축시켰다. 미세한 입자가 골고루 뿌려지니 농약 화학비료 사용량도 30% 줄었다.

이는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1무(亩, 1무=666.67㎡)당 생산액은 1만5000위안(약 257만원)이 넘는다.

농산품 최대 난제인 재고 문제는 빅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생산 주문량으로 해결하고 있다. 허마셴성에서 시장 수요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적정 양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산된 비취배는 허마셴성 전국 공급 판매망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말까지 알리바바가 세운 허마촌은 전국에 모두 117곳. 알리바바는 허마촌을 향후 1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9년 미국 포춘지의 세상을 바꾼 기업 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 농업 인프라 구축으로 전 세계 탈빈곤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 "AI로 딸기 재배" 핀둬둬, 스마트농업에 7조원 펀딩

AI 기술을 이용한 온실하우스 딸기 재배. [사진=웨이보]


2015년 설립된 핀둬둬는 농산품 유통·판매를 기반으로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신흥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하루 배송물품의 3분의 1이 농산품에 집중돼 있을 정도다.

핀둬둬 플랫폼에서 농산품 거래액은 지난 5년간 매년 갑절씩 증가했다. 2019년 농산품 거래액은 1364억 위안. 핀둬둬는 2025년까지 농산품 거래액을 1조 위안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핀둬둬는 지난해 11월엔 농업 현대화를 위한 자금 61억 달러를 조달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허마촌'에 맞서 핀둬둬가 내세우는 건 '둬둬농원(多多農園)' 프로젝트다.

제1호 둬둬농원은 윈난성 쿤밍시 푸민현 농촌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 8개 온실하우스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최첨단 기술로 재배된다. 딸기 생장에 필요한 온도·습도·수분·비료 등 자료를 빅데이터화 해서 딸기 생장모델을 구축했다. 그리고 AI 알고리즘에 따라 최적의 당도와 생산량을 찾아내 딸기의 최적 생장조건 환경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로써 원가는 낮추면서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은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핀둬둬도 2025년까지 둬둬농원을 전국 100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 '농촌살리기' 中공산당 최대 역점사업···발맞추는 인터넷공룡들

[그래픽=아주경제DB]


이를 통해 인터넷 기업들은 중국 지도부의 농업 현대화 전략에 적극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올해 중국 공산당중앙은 1호 문건에서 농촌진흥과 농업현대화를 강조했다. 중앙 1호 문건은 중국 공산당의 최대 중점 사업을 담은 것이다. 삼농(농업·농민·농촌) 문제가 1호 문건에 담긴 것은 2004년부터 올해로 18년째다.

올해 중앙 1호 문건에선 현대 농업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민간 투자를 늘리는 것도 강조했다. 기업들의 스마트농업 투자를 적극 지원사격한다는 얘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2대 전자상거래업체 징둥그룹은 스마트농업 사업 투자금의 최소 절반은 중국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중국 지도부가 이처럼 농업 문제에 힘을 기울이는 건 7억명에 달하는 농촌 인구의 탈(脫)빈곤과 식량 안보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번식 및 재배과학은 AI, 양자컴퓨터, 반도체 등과 함께 향후 5년간 중점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주요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을 정도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이어우(億歐) 류웨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농촌 청년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고, 해로운 농약과 낙후된 재배 기술로 식량 안보가 나날이 위협받는 가운데, 인터넷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농업 정책에 적극 보조를 맞추길 원한다"고 말했다.
 
◆ 코로나19가 촉발한 온라인신선식품 시장 기회도 선점

이 뿐만이 아니다. 알리바바나 핀둬둬가 농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데는 급성장하는 중국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는 중국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이 2023년 8200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2796억 위안에서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중국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의 폭발적 증가세를 촉발한 덕분이다.

베이-선 링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는 신선식품 구매의 온라인 전환을 촉진했다"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아직 미개척의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다른 인터넷기업들도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텐센트가 현재 싱성유쉬안(興盛優選), 미스프레시 등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업체에 투자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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